“부러져도 찢어져도 상관없습니다”···베테랑 임동섭의 투지와 헌신 ‘소노 기세 일깨우다’

양승남 기자 2026. 5. 1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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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 임동섭이 10일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KCC를 상대로 점프슛을 던지고 있다. KBL 제공

“어디가 부러지든 찢어지든 상관없습니다.”

베테랑의 눈은 반짝였고, 목소리에는 결기가 느껴졌다. 승리의 기쁨보다는 벼랑에서 탈출한 기세를 이어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마음뿐이었다.

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베테랑 포워드 임동섭(36)은 10일 부산 KCC와의 챔피언결정 4차전 승리의 숨은 공신이다. 에이스 이정현이 팀내 최다인 22득점에 종료 0.9초 전 결승골이 된 자유투를 넣는 등 맨앞에서 승리를 이끌었다면 임동섭은 후배들을 뒤에서 밀어올리는 역할을 제대로 했다.

1·2차전을 안방에서 무기력하게 패했던 소노는 부산으로 옮긴 3차전에서 잘 싸웠다. 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힘겨루기를 펼치다 종료 1초 전 숀 롱의 자유투 2구 성공으로 87-88로 뼈아픈 재역전패했다.

백투백 경기로 치러진 4차전은 소노에겐 뒤가 없는 사생결단 승부였다. 소노 선수들은 1쿼터부터 강한 압박 수비로 KCC를 괴롭혔고, 상대 슛률을 떨어뜨린 사이 이정현을 중심으로 공격에 나서 초반 기선에 제압했다. 초반 리드를 잡을 때, 임동섭의 3점슛과 2쿼터 점수를 벌려나갈 때도 임동섭이 귀중한 3점슛으로 팀 분위기를 끌었다.

소노 임동섭(오른쪽)이 11일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KCC를 꺾은 뒤 이정현과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KBL 제공

KCC가 맹추격해 엎치락뒤치락하던 4쿼터 초반 흐름 싸움에서 밀리지 않게 3점슛으로 힘을 보탠 것도 임동섭이었다.

베테랑 임동섭은 이날 24분여를 뛰면서 3점슛 8개를 던져 4개를 적중하며 14점·3리바운드·4어시스트·2블록으로 공수에서 알토란 활약을 했다.

이정현과 함께 팀을 이끄는 케빈 켐바오가 40분 풀타임을 뛰며 10점에 그쳐 아쉬웠던 공격력을 임동섭이 잘 메워줬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4.96득점에 그쳤던 임동섭은 이번 챔프전에서 2차전은 무득점으로 부진했지만 나머지 3경기에선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4경기를 평균해도 10.5득점으로 정규 시즌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벌써 12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임동섭의 챔프전 각오는 비장했다. 경기 후 만난 임동섭은 “나이가 있다 보니 지금 마지막 챔프전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정말 후회 없이 뛰고 싶다. 아프더라도, 어디가 부러지더라도 찢어지더라도 상관없이 그냥 끝까지 가고 싶다”며 간절하고 독기 어린 투지를 드러냈다.

소노 임동섭이 지난 5일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테랑이 이런 마음으로 코트를 누비는 걸 후배들이 모를리 없다. 임동섭의 헌신과 의지는 소노의 기세를 다시 살리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임동섭은 “말보다는 제가 코트에 들어가서 높은 에너지를 보여주면 선수들도 함께 에너지 레벨을 높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2차전 무득점이 아쉬웠던 그는 부산으로 내려오는 버스에서 마침 손창환 감독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자신있게 바로 올라가서 쏘는 게 괜찮아 보였는데 어땠냐’고 물으셨다”면서 “사실 슛 컨디션 자체는 좋았는데 결과가 안좋아 아쉬웠는데, ‘부산에서 내 기억에 슛 적중률이 좋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다행히 3·4차전에 잘 들어갔다”며 웃었다.

벼랑 끝에서 탈출한 소노가 에이스 이정현의 변함없는 활약과 베테랑 임동섭의 헌신을 앞세워 13일 고양에서 열릴 5차전에 필승을 다짐한다.

소노 임동섭이 10일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KCC 최준용의 공격을 막고 있다. KBL 제공

부산 |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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