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쿠바 해안서 미군 정찰 비행 증가 목격”···베네수·이란 군사 작전 직전 상황과 유사

최경윤 기자 2026. 5. 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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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6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의 주택 앞에 쿠바 국기가 걸려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쿠바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최근 쿠바 해안 인근에서 미군의 정찰 비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개시하기 직전 상황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CNN은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의 공개 데이터를 분석해 미군이 지난 2월4일 이후 쿠바 해안 인근에서 최소 25회의 정보 수집 비행을 했다고 보도했다.

비행은 쿠바 수도 아바나와 제2도시 산티아고데쿠바 인근 해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일부 정찰기는 해안가에서 약 64㎞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에는 감시·정찰용 해상 초계기인 ‘P-8A 포세이돈’과 신호 정보 수집에 특화된 정찰기 ‘RC-135V 리벳 조인트’, 고고도 무인 정찰기 ‘MQ-4C 트리톤’ 등이 동원됐다.

정찰 활동이 목격되기 시작한 시기도 주목된다. 지난 2월 이전까지 이 지역에서 미군 정찰기가 공개적으로 포착되는 일은 드물었다. 그러나 쿠바를 미국의 안보 위협으로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에 대한 강경 발언을 한 이후 정찰 비행이 급증했다. 그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기 전 자유로운 이란, 자유로운 아바나(쿠바), 자유로운 카라카스(베네수엘라)를 방문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한 마크 티센 폭스뉴스 평론가의 발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이후 대쿠바 봉쇄를 강화하며 석유 수입을 차단했다. 지난 3월에는 “쿠바를 점령하는 것은 큰 영광이 될 것”, “다음은 쿠바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CNN은 미국의 최근 움직임이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 직전 상황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카리브해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을 공격한 뒤 니콜라스 마두로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마약 밀매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약 일주일 뒤 베네수엘라 해안 인근에서 미군 정찰기가 목격됐고, 정찰 활동은 1월 마두로 대통령 축출 작전 직전까지 이어졌다. 미군은 2월 이란 공습 전에도 현재 쿠바 인근에 배치된 정찰기와 같은 기종을 동원해 이란 남부 해안선을 감시했다.

CNN은 이번 정찰 활동이 공개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위치정보 송신 장치를 끄면 추적을 피할 수 있음에도 비행경로가 플라이트레이더24나 ‘ADS-B익스체인지’ 등 항로 추적 사이트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미국이 의도적으로 신호를 보내는 것인지와 별개로 정찰기의 존재는 쿠바 당국자들에게 불안감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CNN은 전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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