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금 "내부수익률 -30%" 밝힐 때 국민연금은 펀드명까지 숨겼다
[편집자주]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의 가장 큰 출자자(LP)인 국민연금의 출자 내역이 깜깜이 공시에 가려져 있다. 환헤지 산식 비공개 등 운용상 비공개 영역은 늘어만 간다. 출자 판단과 사후 성과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 한국식 선샤인법(정보 공개 투명화법) 등 대안을 모색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CalSTRS·캘스터스)은 사모펀드별 출자 현황 공시를 통해 2025년6월 말 기준 MBK파트너스 6호 펀드에 대한 IRR(내부수익률)이 -30%라고 밝혔다. 캘스터스는 2024년 빈티지(출자 개시 연도)인 MBK파트너스 6호 펀드에 1억2500만달러(1816억7500만원)를 출자 약정했고 2487만달러는 캐피탈콜(자금 인출 요청)을 받아 실제로 납입했다. 출자분에 대한 시장 평가액은 1780만달러였다. 관리보수 등 비용이 먼저 발생하고 이익은 회수되지 않는 출자 초기 구간으로 해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8월 공시한 2024년 말 기준 사모투자 종목별 투자 현황에서 공시 대상 496개 가운데 129개(26%)를 비공개 처리했다. 이 중 97개는 펀드명을 '사모1', '사모4', '사모30', '사모x19' 식으로 전면 비공개 처리했다. 국민연금은 시장 안정·전략적 모호성 등을 이유로 지난해 공시분 기준 출자 대상 사모펀드 정보 4분의 1을 비공개한 것이다.
전략적 환헤지 한도 산식, 국내주식 비중 확대 결정 회의록 등 비공개 항목이 늘어난 상황과 맞물려 공공재인 국민 노후 재원이 감시 불가의 사각에 놓였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홈플러스 사태 이후 국민 노후자금의 사모펀드 출자 손익을 사후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음에도 국민연금 공시는 투자금액·펀드명 중심에 머물러 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대한 보고 의무 강화 등 시장 투명성 조치에 나선 정부 기조와 다른 것이다.
머니투데이가 미국 주요 연기금과 국민연금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 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CalSTRS·캘스터스), 플로리다주 공적기금(SBA·에스비에이), 워싱턴주 투자위원회(WSIB·더블유에스아이비) 등 미국 핵심 연기금들은 출자 대상인 개별 사모펀드에 대한 약정액·납입액·분배액·NAV(순자산가치)·IRR(내부수익률)·TVPI(총가치배수) 등 핵심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국민연금은 해당 항목들을 펀드별로 모두 비공개 중이다.
캘퍼스와 캘스터스 등 미국 공적 연기금은 개별 사모펀드별 △약정액 △납입액 △분배액 △잔존가치 △내부수익률 △투자배수 등을 공개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정보공개법상 예외조항·자체 운용지침 등을 근거로 펀드명조차 비공개하지만 미국 주요 연기금들은 개별 사모펀드에 대한 손실 여부같은 중대 정보도 공개가 의무화돼 있다.
사모펀드 투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정보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도 개별 사모펀드별 △약정액 △자본인출액△평가가치 등을 공개한다. 캘퍼스, 캘스터스, CPPIB는 국민연금이 기금운용본부의 자율성과 독립성, 임직원 보상기능의 확대 등이 필요하다며 근거 사례로 지목해 왔던 연기금들이다.

국내에서도 펀드 청산 후 공개, 일정 기간 유예 공시 등을 통해 투자 전략을 보호하면서 사후 공시 의무를 강화하는 절충안이 거론된다. 조폐공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을 역임한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비공개 분야가 늘면) 상품 거래 과정에서 편법 가능성이 생길 수밖에 없고 도덕적 해이도 나타날 수 있어 사후 공시 등 결과에 대해서라도 투명하게 알리는 방안이 필요하다"라며 "사모펀드에 공시 관련 규제가 적용된다면 동일하게 국민연금도 적용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통계청장 출신인 이인실 한반도 미래인구연구원 원장(한국경제학회 명예회장)은 "현재는 증시가 활황이기에 중요성이 가려져 있지만 국민 노후 재원의 투명한 활용을 위해 사각지대를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라며 "장기적으로 고갈이 우려되는 국민 노후재원인 만큼 가능한 한 투명하게 공시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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