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도 낙석 사망사고, 법 사각지대서 발생한 인재(人災)”

김성영 영남본부 기자 2026. 5. 1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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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 8일 발생한 대구 지하도 낙석 사망사고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번 사고가 법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인재(人災)란 지적이 시민단체로부터 나왔다.

김중진 대구안실련 공동대표는 "무엇보다 안전 펜스와 보호망 미설치는 시민 생명과 직결되는 중대한 관리 소홀로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면서 "경찰과 관련 기관은 이번 사고에 대한 업무상 과실 책임을 엄정히 수사해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법적 관리 대상 여부와 관계없이 시민 통행이 잦은 지역에 대한 긴급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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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안실련 “시민 통행 잦은 지역…면책 사유 아냐”
대구시, 피해자 지원·긴급 안전점검 나서
경찰, 행정당국 업무상 과실 여부 확인 수사

(시사저널=김성영 영남본부 기자)

8일 대구 남구 봉덕동 한 지하도 옆 경사로로 대형 암석이 떨어져 이 곳을 산책하던 50대 남성이 떨어진 암석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구안실련

경찰이 지난 8일 발생한 대구 지하도 낙석 사망사고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번 사고가 법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인재(人災)란 지적이 시민단체로부터 나왔다.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대구안실련)은 남구 봉덕동 신천둔치 연결 지하도 낙석 사망사고와 관련 11일 "안전 불감증과 관리 부실이 초래한 대표적 예고된 인재"라고 지적하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구시와 남구 등은 해당 유형의 사고 장소가 법적 안전점검 대상이 아닌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대형 암석들이 있었던 비탈면은 자연암반 구역이라서 '급경사지법' 등에 따른 정기 안전점검 대상 지역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날 "관련 법에 따라 급경사지와 산사태 위험지역, 옹벽 등에 대해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지만 사고가 난 곳은 점검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의 생각은 달랐다.대구안실련 측은 "이번 사고 지점이 시민과 차량 통행이 빈번한 도심 인접 지역이었다는 점에서 단순히 법적 점검 대상이 아니란 이유만으로는 안전관리 책임까지 면제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 통행이 많은 구역임에도 현장 주변에 낙석을 방지할 안전 펜스나 보호망 등 기본적인 안전시설조차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고, 붕괴 위험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과 물리적 방호체계가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상 변화가 심한 시기엔 단순 육안 점검으로만 위험을 사전 차단할 수 없고, 계측장비를 활용한 정밀진단 등이 필요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건 아닌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고가 난 지하차도는 대구 도심 하천인 신천과 남구 지역 명소로 알려진 고산골 및 공룡공원을 연결하는 주요 통로 중 하나로 평소 차량과 주민 통행이 많은 곳이다. 특히 주말과 휴일 등에는 등산객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객도 많이 드나드는 통로다. 사고가 난 지점은 주변 용두산 북쪽 끝자락과 맞닿아 있는 암석지대이기도 하다. 

사고 원인에 대한 1차 조사 결과도 나왔다. 남구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암석들 사이에서 20여년간 나무 줄기와 뿌리가 자라면서 자연풍화가 발생했고, 사고 당일엔 강한 바람까지 불어 암석들을 밀어내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암석들이 굴러 떨어진 것이 아니라 높이 20m 지점에서 전도된 것으로 사고 지점 폐쇄회로(CC)TV 조사 결과 확인됐다. 사고 당시 대구에는 평균 초속 9m, 최대 순간 풍속 초속 16m에 달하는 강풍이 불었다. 이 사고로 이곳을 산책하던 50대 남성 1명이 떨어진 암석에 깔렸다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8일 낙석 사망사고가 발생한 대구 남구 봉덕동 한 지하도 인근 신천둔치에서 지하통로 연결 공사를 알리는 현수막 사이로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 ⓒ시사저널 김성영

대구안실련은 이번 사고와 관련 국가배상법 상 영조물 설치·관리상의 하자 책임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크다고 봤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공도로 및 통행 공간에서 발생했다는 이유 등에서다. 김중진 대구안실련 공동대표는 "무엇보다 안전 펜스와 보호망 미설치는 시민 생명과 직결되는 중대한 관리 소홀로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면서 "경찰과 관련 기관은 이번 사고에 대한 업무상 과실 책임을 엄정히 수사해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법적 관리 대상 여부와 관계없이 시민 통행이 잦은 지역에 대한 긴급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대구시는 사고 당일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명의로 메시지를 내고 철저한 사고 조사와 피해자 지원을 약속했다. 또 시민 통행이 잦은 도로 면과 지하통로 옆, 낙석위험 지역, 옹벽·축대 등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대구경찰청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행정 당국의 업무상 과실 여부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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