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절반은 HBM 값"…AI 투자 확대, 여전히 힘받는 메모리 슈퍼호황

조승열 기자 2026. 5. 1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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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AI 투자 경쟁 본격화...GPU·HBM 공급망 확보전 치열
"AI는 거시경제 변수"...국내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 확산
미국 데이터센터 내부 전경. [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지출(CAPEX) 규모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투자 사이클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AI 서버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종의 상승세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올해 AI 관련 인프라 투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빅4로 꼽히는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의 올해 총 CAPEX 규모는 약 7250억달러(약 1050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기록적인 투자 규모였던 4100억달러 대비 약 77% 증가한 수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26년도 CAPEX 규모는 1900억달러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52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메타 역시 연간 매출 전망치를 기존 대비 100억달러 상향한 1450억달러를 제시했다.

아마존은 AWS 기반 초대형 AI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대규모 자본 투자를 진행 중이며, CAPEX 규모는 2000억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알파벳도 CAPEX 전망치를 기존 대비 50억달러 상향한 1900억달러로 제시했다.

◆"AI는 거시경제 변수"...3조달러 인프라 투자 시대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의 전광판에 표시된 알파벳 로고. [출처=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단기 유행이 아닌 장기 산업 사이클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8년까지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규모는 총 3조달러(약 4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단순 기술 이슈를 넘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기업 수익성, 신용시장, 지정학 등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경제 변수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 연구소는 "AI는 더 이상 단순한 기술 이슈가 아니라 GDP, 기업 수익, 신용시장, 지정학 등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 변수"라며 "수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구축이 진행 중이며, AI 관련 투자는 투기적 기술 지출이 아니라 산업 기반 시설 투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가운데 AI 관련 수혜를 언급한 기업 비중은 지난해 10% 수준에서 올해 21%까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AI가 일부 기술 기업에 국한된 테마를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인프라 핵심은 결국 'HBM'...국내 반도체 수혜 지속
SK하이닉스 PCIe 5세대 SSD [출처=SK하이닉스]

시장에서는 글로벌 AI 인프라 확대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의 핵심 수혜 분야가 HBM 중심 메모리 반도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AI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는 대용량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하기 위한 HBM 탑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전체 AI 인프라 투자 가운데 GPU·서버 비중이 약 4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술 전문 매체 실리콘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따르면 엔비디아 AI GPU 'B200'의 가격 약 6400달러 가운데 HBM 가격 비중은 약 2900달러로 전체의 45%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단순 적용할 경우 2028년까지 예정된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3조달러 가운데 HBM 관련 시장 규모는 약 5400억달러(약 79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외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는 배경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시즌에서도 AI 서버·데이터센터향 수혜 확대가 확인됐다"며 "하반기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 출시도 예정돼 있어 메모리 관련 모멘텀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의 심화가 시장의 실적 피크 아웃 우려를 완화하며 이익 성장에 기반한 주가지수 강세를 지지한다"며 "반도체 실적 피크 시점 전망이 지연될수록 코스피 밴드 상단 역시 추가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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