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파업은 ‘자충수’…성과급 급증할 SK하이닉스가 웃는다
라인 멈추면 하이닉스 ‘반사이익’
성과급도 비례해 상승 가능성 커
고객 신뢰 훼손…LTA 날릴 수도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의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000660) 노동조합이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장기 파업에 들어가게 되면 노조 추산 최대 30조 원의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고 이는 곧 성과급을 갉아먹는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 극심한 메모리 공급 부족(쇼티지) 상황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칩 단가 상승으로 반사이익을 누리며 성과급 잔치의 규모는 한층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최대 수혜자는 SK하이닉스가 될 전망이다. 고객사 입장에서 파업 우려로 메모리 납기가 불확실한 삼성전자 대신 SK하이닉스를 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애플 등 빅테크가 삼성전자 파업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 세우며 공급사 변경을 검토할 정도다.
당장 5월 파업으로 삼성전자가 입을 피해는 최대 30조 원이 거론된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24시간 연속 가동을 전제로 한 반도체 팹(Fab·공장)은 한 번 멈추면 공정 중이던 수만 장의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본인들의 성과급을 갉아먹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 평균치(컨센서스)는 약 340조 원이다. 현재 노조는 해당 영업이익의 15%(약 51조 원)를 초과이익성과급(OPI)으로 요구하고 있다.
파업으로 당장 30조 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가동 중단 피해가 누적된다면 이 같은 실적 전망은 단숨에 꺾이게 된다. 파업 손실액만큼 연간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고 연동되는 15%의 성과급 재원 역시 수조 원 단위로 증발하기 때문이다. 사측을 압박하는 파업 카드가 도리어 자신들의 성과급 총액을 줄이는 제 살 깎아먹기식 행위가 되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어부지리를 챙길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AI) 시장 팽창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램 모두 부르는 게 값인 극심한 공급난을 겪는 시장 상황에서 점유율 판도까지 통째로 뒤바뀔 수 있어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36%를 기록하며 SK하이닉스(32%)에 내줬던 1위 자리를 1년 만에 극적으로 탈환했다. 하지만 이번 파업으로 라인이 멈춰 서면 간신히 되찾은 D램 왕좌를 다시 경쟁사에 헌납하고 2위로 주저앉을 위기에 처한다.
HBM 시장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4분기 기준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57%의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고 삼성전자는 22%로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파업 리스크가 불거지면 고객사는 안정적으로 팹을 가동하는 SK하이닉스로 몰릴 수밖에 없다.
협상력과 칩 판매 단가가 수직 상승하면서 기존 227조 원 수준이던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도 가파르게 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으로 받는 하이닉스 임직원들은 삼성전자를 훌쩍 뛰어넘는 성과급 잭팟을 터뜨리게 되는 것이다.
보다 뼈아픈 것은 세계 주요 고객사와 굳건했던 신뢰가 흔들린다는 점이다. 엔비디아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단기적인 칩 성능만큼이나 안정적인 부품 수급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언제 생산이 멈출지 모르는 파업 리스크를 안고 있는 기업에 핵심 부품을 맡길 가능성은 낮다.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공급망 불안이 가중되면 글로벌 고객사들은 물량을 다른 경쟁사로 분산시키는 플랜B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 노조는 단기적인 성과급 투쟁에 매몰될수록 핵심 장기공급계약(LTA) 물량과 미래 시장 주도권을 하이닉스에 헌납하게 된다는 점을 뼈저리게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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