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대체하는 건 AI 쓰는 사람” 젠슨 황 ‘AI 발상지’ 졸업식서 서늘한 경고

문영규 2026. 5. 1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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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여러분을 대체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하지만 AI를 여러분보다 더 잘 활용하는 ‘누군가’가 여러분을 대체할 수는 있습니다. 걸어가지 마세요, 달리십시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카네기멜론대 졸업연설 中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인공지능(AI)·컴퓨터공학 최상위권인 카네기멜론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AI 시대 개막을 앞두고 뼈있는 조언을 남겼다.

황 CEO는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위치한 카네기멜론대학교(CMU) 졸업식 축사를 통해 ‘AI에 의한 일자리 대체’ 우려에 대해 “AI가 모든 직업을 바꾸고 일부 직업은 자동화돼 사라지겠지만, 훨씬 더 많은 새로운 직업과 산업이 창출될 것”이라며 “AI는 인간의 목적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역량을 ‘증폭’시키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카네기멜론대는 1950년대 최초의 AI 컴퓨터 프로그램이 탄생하고 1979년 최초의 로봇 공학 연구소가 설립된 AI 기술의 ‘발상지’로 꼽히는 곳이다.

황 CEO는 “역사상 모든 주요한 기술 혁명은 기회와 함께 두려움을 만들어냈다”며 “사회가 개방적이고, 책임감 있으며, 낙관적인 태도로 기술을 수용할 때, 우리는 인간의 잠재력을 축소시키기보다 훨씬 더 크게 확장시킨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 세대의 책임은 AI를 발전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지혜롭게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정책 입안자들은 혁신, 발견, 그리고 진보가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도 사회를 보호하는 사려 깊은 안전장치를 마련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혜롭게 그것을 이끌고, 책임감 있게 구축하며,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보장하는 것이 정답”이라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가르쳐서는 안된다”고 했다.

“어머니 꿈이 이뤄졌다” 이민자 출신, 파산 위기 딛고 1위 기업 만들어

[AFP]

대만계 이민자 출신인 황 CEO는 과거 자신의 실패 경험들을 소개하며 이를 극복할 ‘회복 탄력성’을 가질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본격 연설에 들어가기 전 졸업생들을 모두 일으켜 세운 그는 “어머니를 향해 돌아서서 ‘어머니의 날’을 축하해 드리자”며 “여러분들에겐 이것이 인생의 또 다른 한 걸음이겠지만 어머니에겐 꿈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 부모님 역시 저를 매우 자랑스러워하신다. 저의 여정은 곧 그분들의 여정이고 그분들의 꿈이 이뤄진 결과”라며 “그분들의 꿈은 바로 ‘아메리칸드림’이었다. 여기 계신 많은 분들처럼, 저도 1세대 이민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9세에 형과 함께 켄터키주 탄광촌인 오나이다의 침례교 기숙학교에 입학했고 2년 후 부모님이 이민을 왔다. 아버지는 화학 엔지니어로 일했고 어머니는 가톨릭 학교에서 청소부 일을 하며 신문배달을 하기 위해 새벽 4시에 아이들을 깨웠다. 그는 접시닦이 일부터 시작해 30세의 나이에 엔비디아를 창업했다.

황 CEO는 초기 일본 게임사 ‘세가(Sega)’와의 계약에서 기술 개발에 실패해 파산 위기에 처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기술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설명했고, 계약이 해지됐음에도 대금을 지불해달라고 요청했던 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굴욕적이고 힘든 일 중 하나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당시 세가의 CEO가 이를 흔쾌히 수락하면서 회사를 재건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정직함과 겸손함이 통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결코 실패를 성공의 반대말로 보지 않는 법을 배웠다. 각각의 실패는 그저 또 다른 배움의 순간이자, 겸손해지는 순간이며, 인격을 단련하는 순간일 뿐”이라며 “좌절을 통해 단련된 회복탄력성이야말로 다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고 했다.

컴퓨팅 패러다임 ‘완전 리셋’ “이젠 모두가 프로그래머”

[게티이미지]

황 CEO는 이날 연설에서 컴퓨팅 패러다임의 ‘완전한 리셋’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 60년 동안 인간이 소프트웨어를 작성하고 컴퓨터가 이를 실행하는 방식은 끝났다”며 “현대 컴퓨팅이 처음 발명된 이후로 유례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인간의 코딩에서 머신러닝으로, 단순히 지시를 따르는 것에서 이해하고 추론하고 계획하며 도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AI가 컴퓨팅을 재창조했다”며 ‘모든 사람이 프로그래머인 시대’가 열렸다고 진단했다.

“AI가 새로운 산업 시대를 열고 있다”고 강조한 그는 전력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학생들에겐 “그 어떤 세대도 여러분보다 더 강력한 도구(AI)를 갖고, 더 큰 기회를 안고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모두 똑같은 출발선에 서 있다”고 했다.

그는 카네기멜런대의 모토인 ‘나의 마음은 일에 있다(My heart is in the work)’란 말을 인용하며 “여러분의 일에 진심을 담고, 가치있는 뭔가를 만들어내라”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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