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닉에 80조 쏠렸는데…'2배 레버리지'가 기름 붓나
22일 ‘단일종목 2배 ETF’ 동시 상장, 반도체 편중·변동성 심화 우려
“시장 건정성 강화 위해 상품 다변화 및 레버리지 규제 정비 서둘러야”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순자산 500조 원 돌파를 목전에 뒀지만, 특정 운용사와 반도체 종목으로의 자금 쏠림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삼성·미래에셋 등 상위 운용사의 점유율이 70%를 넘어선 가운데, 오는 22일 상장될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가 이러한 편중 현상을 부추길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456조239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5일 처음으로 400조원을 돌파한 뒤 불과 13거래일 만에 50조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전체 상장 ETF 종목 수도 1099개까지 늘었다. 코스피 상승세와 함께 국내 증시 투자 자금이 ETF로 대거 유입되며 시장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확대와 함께 운용사 간 양극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ETF 시장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순자산은 182조2869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143조7648억원 규모를 기록 중이다. 두 회사 점유율 합계는 70%를 웃도는 수준이다.
나머지 중소형 운용사들은 특정 테마 ETF 흥행 여부에 따라 순위 자리만 이동할 뿐 시장 영향력이 제한적인 모습이다.
자금 쏠림은 운용사뿐 아니라 종목에서도 두드러진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삼성전자를 편입한 국내 ETF는 216개, 편입 추정액은 42조7671억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를 담은 ETF는 202개로 편입 추정액은 37조470억원 수준이다. 두 종목 ETF 편입금액만 총 79조8141억원으로 집계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 1·2위 종목인 데다 올해 들어 각각 123.94%, 158.99% 상승하며 ETF 자금 유입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의 관심은 오는 22일 상장 예정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쏠린다. 해당 상품은 두 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로, 지수형 레버리지 ETF보다 기초자산과 변동성이 집중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하루 5% 오르면 ETF는 10% 상승하고, 반대로 5% 하락하면 ETF는 10% 손실이 발생하는 방식이다. 일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 특성상 단기 방향성 투자에는 유리하지만,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는 손실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증권가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시장 쏠림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 사례를 적용할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로 최대 5조3000억원 규모 자금 유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시장 건전성 강화를 위해 지수 다변화와 중소형 테마 육성, 세제 지원 확대, 레버리지 상품 규제 정비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 성장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지금처럼 특정 운용사와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는 구조가 고착화되는 점은 우려스럽다“며 ”시장 건전성 악화로 가기 전에 다양한 지수와 투자 전략을 제공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gaed@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