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증시 주역 바뀌었다…車 밀리고 반도체·은행·상사가 뜬다
토요타 1위 유지에도 자동차 3사 PBR 1배 미달
![11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앞에 있는 전광판에서 닛케이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1/552779-26fvic8/20260511141645414kbdk.jpg)
일본 증시에서 주도주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한때 시가총액 상위권을 장악했던 자동차와 통신 대신,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의 수혜를 입는 반도체와 금리 상승 국면의 수혜주인 은행, 자원 권익을 보유한 종합상사가 증시 전면으로 떠올랐다.
11일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는 오전장을 전 거래일보다 226.81포인트(0.36%) 내린 6만 2486.84로 마쳤다. 이날 지수는 6만 3203.44로 출발해 장중 한때 6만 3385.04까지 올랐지만,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가운데 6만 2437.20까지 밀리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직전 거래일인 7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쓴 뒤, 고점 부담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증시에서 시가총액 10조 엔(약 93조9000억원) 이상 기업 수는 8일 기준 27곳으로 지난해 말보다 4곳 늘었다. 4월 중순에는 한때 30곳에 달했다.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초대형주의 저변이 넓어지는 가운데, 그 중심 업종도 자동차에서 반도체·은행·상사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반도체 분야다. 키옥시아홀딩스의 시가총액은 8일 기준 24조 2000억 엔으로 2024년 12월 상장 당시 공개가격 기준 7843억 엔에서 약 1년 반 만에 30배 넘게 불어났다. 시총 순위도 지난해 말 43위에서 5위로 뛰어올라 히타치제작소, 키엔스 등 대형 제조기업을 제쳤다. AI 수요로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등하면서 2026 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부터의 이익 전망치가 가파르게 상향된 결과다. 미국 오픈AI에 투자한 소프트뱅크그룹,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인 도쿄일렉트론과 어드반테스트 등 AI·반도체 관련 기업이 상위 10개사 중 4곳을 차지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물가 상승이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코먼즈투신의 이이 데쓰로 사장은 "일본 경제의 기조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중 물가 하락)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전환된 것이 크다"고 말했다. 오랜 디플레이션 국면이 끝나면서 기업들이 비용 상승과 수요 확대를 가격에 반영하기 쉬워졌고, 이는 매출과 이익 확대 기대를 통해 주가를 밀어 올렸다. AI 투자로 수요가 강해지는 가운데 판매 가격이 오르고 실적이 급팽창하는 반도체주가 인플레이션과 주가 상승이 맞물린 대표적 사례다.
반면 일본 증시를 대표했던 자동차주는 존재감이 예전 같지 않다. 토요타자동차는 시가총액 46조 엔으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소프트뱅크 및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등 2위권과의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 토요타가 내놓은 2026 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실적 전망이 3년 연속 순이익 감소로 제시되자 시장의 실망 매물이 쏟아졌고, 주가는 8일 증시에서 연중 최저치까지 밀렸다. 토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자동차 3사는 모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돌고 있다. 도쿄증시주가지수(TOPIX)에서 자동차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도 5.3%로 최근 1년간 2%포인트 하락하며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다만 이번 시가총액 판도 변화가 일본 증시의 위상 회복을 곧바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닛케이는 짚었다. 최근 1년간 달러 환산 시가총액 증가율은 미국 증시 30.9%, 세계 전체 30.8%인 데 비해 일본은 26.0%에 그쳤다.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에 포함된 일본 기업은 토요타, 소프트뱅크그룹,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등 3곳뿐으로, 10년 전 4곳에서 오히려 줄었다. MSCI 전세계지수(ACWI)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4월 말 기준 5%로, 10년 전 7.7%에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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