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러·우 협상 중재자로 지목한 82세 前 독일 총리 [이 사람@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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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후 독일 국내에서 '친(親)러시아 인사'로 찍혀 정치적·사회적 매장을 당한 정계 원로가 있다.
현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의 중재자 역할을 미국이 도맡아 하고 있는데, 만약 슈뢰더가 유럽 대표로 나선다면 유럽의 중재자 역할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도 슈뢰더가 러시아와의 유착 행보를 이어가자 독일 의회는 그에게 제공돼 온 전직 총리로서의 예우를 전격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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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후 러 기업 고문 맡는 등 푸틴과 밀착
독일 진보 진영 “협상에 도움만 된다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후 독일 국내에서 ‘친(親)러시아 인사’로 찍혀 정치적·사회적 매장을 당한 정계 원로가 있다. 올해 82세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주인공이다. 그랬던 그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자로 부상해 눈길을 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슈뢰더의 역할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슈뢰더의 소속 정당인 사민당(SPD)도 ‘검토할 만하다’는 반응을 내보인 것이다.

SPD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푸틴의 제안을 진지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안보의 미래를 미국·러시아 단둘이 결정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유럽이 협상 테이블에 앉기 위한 조건이 전직 독일 총리의 개입이라면, 유럽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SPD의 외교 정책 전문가도 “슈뢰더 같은 사람을 통해 유럽의 협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이를 배제하는 것은 섣부른 일”이란 견해를 밝혔다.
중도 좌파 성향의 슈뢰더는 SPD를 이끌며 1998년부터 2005년까지 7년간 독일 총리를 지냈다. 2002년 유럽 대홍수 당시 단호한 위기 대처 능력을 보여줘 독일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03년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테러와의 전쟁’,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등 명분을 내걸고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을 때 슈뢰더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더불어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일로 독일·미국 관계는 틀어졌으나 슈뢰더의 인기는 치솟았다.

퇴임 후 슈뢰더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 회사들의 고문 또는 이사를 맡아 자문료 등 명목으로 거액을 챙겼다. 이를 두고 ‘일국의 총리가 외국 기업의 로비스트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으나 슈뢰더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푸틴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한 슈뢰더는 2018년 대통령으로서 4선에 성공한 푸틴의 취임식에 직접 참석해 구설에 올랐다. 당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름(크림) 반도를 강탈해 국제사회에서 ‘왕따’로 전락했을 때였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도 슈뢰더가 러시아와의 유착 행보를 이어가자 독일 의회는 그에게 제공돼 온 전직 총리로서의 예우를 전격 폐지했다. SPD는 슈뢰더의 당적을 박탈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했으나 윤리 심사 끝에 그는 가까스로 제명만은 면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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