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10배 성장”…ESS 시장 급성장 배경은?
4년만에 100GW 돌파 ‘폭풍 성장’…중국, 글로벌 시장 성장 주도
데이터센터, 충전인프라 등 수요 확대…“성장세 더욱 가속화할 것”
[수소신문]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간 신규 설치량이 처음으로 100GW를 돌파한 가운데, 시장 성장 속도는 태양광과 풍력보다도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NEF(BNEF)가 지난 7일 발표한 시장 분석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ESS 신규 설치 규모는 112GW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48% 증가한 수치로, 배터리 저장용량 기준으로는 총 307GWh가 새롭게 추가됐다.
특히 ESS 시장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연간 설치량이 10GW에서 100GW를 넘어서는 데 불과 4년이 걸렸다. 같은 수준의 성장에 태양광은 약 8년, 풍력은 약 15년이 소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성장 속도다.
BNEF는 이를 두고 'ESS 산업의 시장 성숙도와 투자 확대가 본격화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라고 평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글로벌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전체 신규 설치량의 54%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기록했다. 미국은 16%로 뒤를 이었다.
호주는 가정용 저장장치 보조금 정책과 전력시장 환경 개선 영향으로 설치량이 전년대비 약 6배 증가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중국 공급업체들의 시장 진출 확대에 힘입어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ESS는 재생에너지와의 연계 측면에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025년에는 태양광 6MW가 설치될 때마다 배터리 1MW가 함께 구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성장세는 향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BNEF는 배터리 가격 하락과 재생에너지 확대, 재생에너지 연계형 저장장치 의무화 정책, 입찰시장 활성화 등이 ESS 수요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신규 수요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ESS 신규 설치량은 2036년 연간 300GW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중동 정세 불안이 ESS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진행 중인 이란 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 중심의 배터리 공급망 구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은 ESS 시장에 복합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료비 상승으로 전력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ESS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전기요금 상승이 장기화되면 가정과 기업들이 태양광·배터리 설치를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에서는 에너지 가격 급등을 계기로 분산형 에너지 설비 보급이 빠르게 늘어난 바 있다.
반면 유가 상승은 장비 운송비와 제조비 증가로 이어져 프로젝트 비용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BNEF는 "ESS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별 에너지안보 전략과 전쟁 장기화 여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기술 변화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ESS 시장은 리튬인산철(LFP) 기반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도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전체 신규 설치량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업계는 올해부터 비리튬계 배터리 확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저장시간 6시간 이상의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LDE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BNEF는 2026년 글로벌 장주기 ESS 신규 설치량이 전년대비 4배 증가한 2GW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부분 비리튬계 기술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이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됐다.
나트륨이온 배터리(Sodium-ion batteries)도 차세대 ESS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는 생산 규모가 제한적이어서 가격 경쟁력이 낮지만, 풍부한 원재료 공급과 규모의 경제 효과가 본격화되면 장기적으로 비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관련 공급 계약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 CATL과 베이징 하이퍼스트롱은 올해 4월 총 60GWh 규모의 나트륨이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피크에너지도 미국 개발사 주피터파워와 약 5GWh 규모 공급 계약을 맺고 2027~2030년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