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종이 지금 대한민국에 온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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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15일은 바로 조선의 위대한 군주, 세종대왕께서 나신 날이다.
만약 세종대왕이 오늘날 대한민국에 온다면, 그는 무엇을 가장 먼저 바꾸려 할까.
그러나 세종은 그 흐름을 뒤집으려 했다.
만약 세종이 지금 이 시대에 온다면, 그는 새로운 문자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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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15일은 바로 조선의 위대한 군주, 세종대왕께서 나신 날이다. 만약 세종대왕이 오늘날 대한민국에 온다면, 그는 무엇을 가장 먼저 바꾸려 할까. 많은 이들이 교육, 정치, 혹은 경제 정책을 떠올릴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 그가 가장 먼저 들여다볼 영역은 의외로 ‘소통의 방식’일 가능성이 크다.
세종의 시대에도 권력은 존재했고, 정보는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세종은 그 흐름을 뒤집으려 했다. 백성이 이해하지 못하는 한문 대신, 누구나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는 한글을 창제한 것은 단순한 문자 개혁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해받을 권리’와 ‘표현할 권리’를 회복시키는 일이었다. 다시 말해, 그는 통치 이전에 소통을 개혁한 군주였다.
오늘의 우리는 과연 어떤가.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를 생산하고 소비한다.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와 연결되고,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발신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겉으로 보면 세종이 꿈꿨던 ‘모두가 말할 수 있는 사회’가 실현된 듯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 소통이 과연 ‘이해’를 전제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짧은 문장, 자극적인 표현, 맥락이 삭제된 정보가 넘쳐나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빠르게 말하지만, 점점 덜 이해한다. 의견은 넘쳐나지만 대화는 사라지고, 표현은 자유로워졌지만 설득은 어려워졌다. 각자의 언어는 점점 더 분절되고, 같은 단어를 사용하면서도 서로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일이 흔해졌다. 소통의 양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질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셈이다.
아마도 세종은 이 지점을 가장 먼저 문제 삼을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말을 줄이라”거나 “표현을 정제하라”는 식의 도덕적 훈계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그는 구조를 바꾸려 할 것이다. 사람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서로의 생각을 정확하게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그가 한글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본질이기 때문이다.
세종이 만든 한글은 단순히 쉬운 문자가 아니라, ‘오해를 줄이기 위한 설계’였다. 발음 기관을 본뜬 자음, 체계적으로 결합하는 모음은 소리를 보다 정확하게 기록하고 전달하기 위한 장치였다. 그는 사람들이 더 잘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이 문자를 만들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도 어쩌면 같은 방향일지 모른다. 더 많은 말을 하는 사회가 아니라, 더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회. 더 빠르게 반응하는 문화가 아니라, 한 번 더 생각하고 맥락을 살피는 태도. 만약 세종이 지금 이 시대에 온다면, 그는 새로운 문자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대신 우리가 이미 가진 언어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를 묻고, 그 방식을 다시 설계하려 할 것이다.
결국 세종이 바꾸려 할 것은 기술이나 제도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 그 자체다. 그리고 그 질문은 6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박상도 세종대왕국민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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