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스테이블코인 유통사업자가 핵심…토스는 동맹 규모로 승부” [크립토360]

경예은 2026. 5. 1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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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훈 비바리퍼블리카 상무 인터뷰
발행 프로토콜과 토스 유통망 통합 중요
IP블록체인 협업해 데이터사업까지 추진
AI 에이전트·토스 단말기로 결제 실험 확대
디지털자산 사업화 TF 두 자릿수 인력 가동
서창훈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상무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토스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경예은·정호원 기자] “토스는 돈을 옮기는 경험에서 출발한 ‘지갑 회사’입니다. 지갑을 기반으로 서비스 생태계를 확장해온 만큼, 스테이블코인은 앞으로 토스가 제공할 주요 결제 수단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서창훈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상무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토스의 디지털자산 사업 전략을 이같이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발행 수익 사업이 아니라 송금·결제·증권·은행·보험 등 토스 생태계 안에서 돈의 이동 방식을 바꾸는 새 유통 인프라로 보겠다는 의미다. 현재 토스앱 가입자는 3000만명에 달한다.

서 상무는 “토스의 본업은 유통”이라며 “토스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 사업자 역할을 모두 하려는 것은 발행 프로토콜을 토스의 유통망과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간 당국이 준비자산 관리와 발행 안정성에 무게를 둔 방향을 강조했다면, 토스는 더 나아가 이용자 접점과 결제·송금 흐름을 장악한 플랫폼 사업자의 강점을 앞세우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에 들어올 경우 누가 발행하느냐만큼이나 어디에서, 어떤 서비스와 결합해 쓰이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송금·결제만 보지 않아”…스테이블코인 활용처 넓히는 토스

서 상무는 이상적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형태로 다수 유통 사업자가 참여하는 개방형 구조를 제시했다. 은행, 결제사업자, 송금사업자, 카드사, VAN·PG사 등 돈의 흐름과 맞닿은 사업자들이 함께 들어와야 스테이블코인의 실사용처가 넓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컨소시엄이 잘 되려면 특정 사업자가 더 많은 지분을 가져가기보다는 전체 파이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토스는 동맹의 규모만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해외 사업자와의 협업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하고 있다. 현재 토스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사업자와의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디지털자산이 비금융 생활 서비스와 결합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체인과 접점을 만들어두겠다는 취지다. 서 상무는 “곧 업무협약(MOU)을 앞둔 체인은 지식재산권(IP) 분야에 강점을 가진 곳”이라며 “함께 협력하면 스테이블코인뿐 아니라 데이터 사업까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의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도 이 같은 구상을 뒷받침한다. 토스는 계열사를 통해 모빌리티 ‘타다’, 알뜰폰(MVNO), 세무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혀왔다. 비바리퍼블리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토스모바일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약 536억원으로 집계됐다. 서 상무는 “토스는 기본적으로 플랫폼 사업자”라며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쉽게 연결해온 만큼, 금융 외 영역에서도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결제·송금 처리에는 보다 특화된 기술 구조가 필요하다고 봤다. 다양한 체인과의 협력이 사용처를 넓히기 위한 포석이라면 대규모 거래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결제에 특화된 전용 레이어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서 상무는 향후 토스가 메인 파트너 한두 곳과 함께 레이어2·레이어3 형태의 자체 결제 인프라를 구축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서창훈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상무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토스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해줘” 한마디로 끝나는 금융, 토스서 가능한 이유

이 같은 구상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대를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하다. 디지털자산 전환 시기에 토스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서비스 범위다. 금융 생활에 필요한 기능을 한 플랫폼 안에 모두 갖추고 있어 디지털자산과 AI 기술을 결합하면 복잡한 금융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 상무는 “금융 소비자가 한마디로 ‘이거 해줘’ 하면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대출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 매달 급여 이체 조건을 맞추고, 특정 카드 사용액을 채우고, 여러 계좌로 돈을 옮기는 일까지 AI 에이전트가 대신 처리하는 식이다. 직장인이 특정 카드로 60만원을 써야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결제 시점마다 가장 유리한 수단을 자동으로 고르고, 남은 자금은 투자나 예비비로 나눠 관리하는 것이 토스가 그리는 미래다.

나아가 서 상무는 “토스는 플랫폼 서비스끼리 결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이전트 AI 시대에 가장 파워풀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은 ‘바이브 코딩(자연어로 의도를 표현하면 AI가 코드를 짜는 것)’까지도 필요 없다”며 “돈을 낼 때 체크카드인지, 신용카드인지, 현금인지, 스테이블코인인지 신경 쓰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토스가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자로서 이용자의 카드 사용과 금융 생활을 분석할 수 있는 만큼, 향후 핵심은 에이전트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실행 전후를 얼마나 정확히 브리핑하느냐에 있다는 설명이다.

토스는 최근 앱 인 토스(App in Toss)를 통해 블로그 열람 시 10원 단위 초소액 결제를 구현했다. 서 상무는 “초소액 결제를 지원하지 않아 나오지 못했던 서비스들이 있다”며 “식당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해주는 에이전트가 식당 한 곳을 확인할 때마다 2원을 받는다면, 식당 20곳을 확인하는 데 20원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서비스가 모이면 가랑비에 옷 젖듯 돈이 되는 상품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네 노포 빼면 절반이 가맹권”…디지털자산 결제 실험 채비

토스는 디지털자산의 프로그래머블 기능을 검증하는 작업도 이어오고 있다. 최근 진행한 ‘소상공인 디지털자산 상생대출 프로젝트’에서는 소상공인의 신용점수가 개선되면 금리가 자동으로 낮아지는 스마트컨트랙트 기반 대출 구조를 구현했다.

전통 금융권에도 금리인하요구권 등 제도는 마련돼 있지만 실제 절차는 여전히 고객이 직접 서류를 준비하고 신청한 뒤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방식에 가깝다. 서 상무는 “고객이 요구하기 전 사업자가 선제적으로 혜택을 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이 이번 PoC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일반 대출이나 보험 쪽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며 “토스가 많이 하지 못했던 정책 보조금이나 정책금융 영역에서도 활용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데이터의 실시간성은 한계로 지목됐다. 대출 심사는 신용점수뿐 아니라 통신요금 납부, 급여 입금, 계좌 흐름 등 여러 데이터를 함께 본다. 외부 기관의 데이터가 월 단위 배치 방식으로 갱신될 경우 고객의 신용 상태가 중간에 개선되더라도 즉시 반영하기 어렵다. 서 상무는 “실시간성을 추구할수록 데이터 검증 시간은 줄어들지만,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려 할수록 리스크는 사업자에게 온다”며 “정확도 높은 데이터를 어떻게 검증할지가 숙제”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소매 결제망도 핵심 수요처로 보고 있다. 토스는 전국에 약 33만대의 토스플레이스 단말기를 설치했으며, 내년까지 70만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국 오프라인 상점은 약 250만개, 대형 프랜차이즈를 제외하면 200만~210만개 수준으로 추산된다.

서 상무는 “40년 된 동네 쌀집, 27년 된 미용실을 제외하면 어디서든 밥을 먹고 커피 한 잔을 할 때 토스 단말기를 접하는 생태계가 열릴 수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여러 결제 실험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향후에는 스테이블코인이 토스 페이스페이(안면인식 결제)의 기본 결제수단 중 하나로 설정되거나 AI 에이전트가 가맹점별 혜택에 따라 가장 유리한 결제수단을 자동 선택하는 방식도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서창훈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상무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토스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신사업 DNA로 디지털자산 TF 가동…CBDC 유통망까지 겨냥

토스가 결제 인프라 실험을 빠르게 넓히는 데에는 서 상무의 이력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성우, SK C&C(현 SK AX), SK㈜ 등을 거친 그는 2021년 토스에 합류해 신사업 개발을 맡고 있다. 특히 SK C&C 재직 시절에는 카드번호를 반복 입력해야 했던 결제 과정을 로그인 기반 구조로 바꾸는 개발자로 참여했다. 결제 과정의 불편을 줄이고 이를 유통망과 연결했던 경험이 지금의 디지털자산 전략에서도 발행보다 사용처와 유통 구조를 중시하는 접근으로 이어진 셈이다.

토스 내부의 디지털자산 전담 조직도 실제 사업화를 염두에 두고 꾸려졌다. 현재 관련 태스크포스(TF)에는 영업, 제품, 테크, AML(자금세탁방지)·컴플라이언스 인력 등 두 자릿수 인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갑 기술뿐 아니라 가맹점 확보, 파트너십, 규제 대응, 자금세탁방지 체계까지 함께 준비 중이다.

공공 결제 인프라도 토스가 주목하는 영역이다. 토스가 최근 한국조폐공사와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 구축을 위한 MOU를 맺은 것도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이다. 지역화폐와 온누리상품권, 향후 CBDC·예금토큰 등이 도입되면 토스 앱, 토스플레이스 단말기, QR 주문망이 실제 소비 현장과 연결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서 상무는 “조폐공사가 추진하는 지역화폐나 CBDC, 예금토큰 사업도 토스가 있으면 훨씬 범용성 있게 퍼뜨릴 수 있다”며 “예를 들어 CBDC로 공직자 업무추진비가 발행된다면 해당 결제수단을 토스 앱에 넣어두고, 사용 가능한 식당에서 토스플레이스 단말기로 결제되도록 만들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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