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피 눈앞에도 매수 질주…'FOMO'가 증시 삼켰다

이윤형 기자 2026. 5. 1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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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와 동조화 강화, 단기 과열 경계도
CPI·PPI·미중 회담·이란전쟁 등 단기 변동성 상존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코스피가 3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데 이어 장중 7800선을 돌파했다. 주간 상승률은 13.6%에 달했다.

증시 과열 우려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시중은행 마이너스통장까지 동원해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국내 증시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는 11일 주식전략 보고서를 통해 "최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Philadelphia Semiconductor Index)가 연이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코스피 상승 동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초만 해도 지정학 리스크가 시장을 짓누르면서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 상향이라는 펀더멘털 개선 흐름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지정학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이 기업 실적과 AI 투자 사이클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코스피 상승은 일부 테마성 종목에 한정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됐다. 반도체·전력 인프라·AI 서버·데이터센터 관련 밸류체인(Value Chain) 전반으로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와 에스케이하이닉스(SK Hynix)의 실적 추정치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지수의 밸류에이션(Valuation)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FOMO 심리, 마이너스통장까지 동원…"추세 추종형 매수"

보고서가 가장 주목한 현상은 개인 투자자들의 행동 변화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면 개인들의 추격 매수는 점차 둔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에서는 주가 상승 과정에서도 개인 순매수(Net Buying)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단순한 저가 매수가 아닌, 상승 추세 자체를 쫓는 성격이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기준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다. 상승장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포모 심리가 레버리지(Leverage) 투자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향후 단기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추세 훼손이 아닌 저가 매수 기회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개인 자금의 AI·반도체 업종 선호 현상은 쉽게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 변수는 여전히 '경계령'…ADR 동반 하락이 신호

낙관론 속에서도 단기 경계 신호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코스피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모두 등락비율(ADR·Advance Decline Ratio) 지표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이는 시장이 소수 AI·반도체 주도주 중심으로 쏠리고 있으며 상승 종목의 확산 폭이 둔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주 예정된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 미·중 정상회담(~15일), 미국-이란 전쟁 관련 불확실성 등도 단기 차익실현 매물을 자극할 수 있는 이벤트로 꼽혔다. 특히 미·중 협상 과정에서 반도체 수출 규제, 희토류, 관세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재부각될 경우 투자 심리가 단기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다.

이 연구원은 "오는 20일 예정된 엔비디아(NVIDIA)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이 다시 반도체·AI 업종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포지션(Position) 축소를 고민할 시점은 아니다"고 결론 내렸다.
코스피 ADR 추이 및 S&P500 ADR 추이 그래프. [출처=신영증권]

◆강세장 간접 수혜주에 주목…증권·프리미엄 소비재

보고서는 주도 업종뿐 아니라 강세장의 간접 수혜 업종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권고했다.

첫째는 증권 업종이다. 거래대금 확대와 신용공여(Credit Extension) 증가, 투자자예탁금 유입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브로커리지(Brokerage) 수익뿐 아니라 신용융자 이자수익, 금융상품 판매수익, 투자은행(IB) 및 운용 부문까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둘째는 프리미엄 소비재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해외여행 및 해외 소비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소비 수요가 국내 프리미엄 소비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백화점, 프리미엄 뷰티(Beauty), 고가 패션, 미용의료기기 등 가격 전가력이 높고 브랜드 경쟁력이 강한 업종이 수혜 대상으로 꼽혔다.

지난주 업종별 성과는 극명하게 갈렸다. 반도체(+24.4%), 증권(+14.3%), 자동차(+12.4%), 보험(+9.8%) 업종이 강세를 주도한 반면, 미디어·교육(-5.0%), 운송(-4.3%), 호텔·레저(-2.3%) 업종은 강세장 속에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추정치 변동 기준으로는 화학(+53.7%), 반도체(+31.8%), 에너지(+38.0%) 등이 이익 모멘텀 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미디어·교육(-13.0%), 운송(-6.8%), 디스플레이(-6.9%)는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어 대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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