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역사적 ‘공소취소 특검’[오후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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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년 영국의 역사적인 보넘 재판.
케임브리지대 의학박사인 토머스 보넘이 왕립의사협회 면허 없이 런던에서 진료하다가 벌금형과 함께 구금된 사건이다.
그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게 공소취소 특검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이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의 공소를 취소하면 '자기 재판 금지 원칙'과 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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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년 영국의 역사적인 보넘 재판. 케임브리지대 의학박사인 토머스 보넘이 왕립의사협회 면허 없이 런던에서 진료하다가 벌금형과 함께 구금된 사건이다. 당시 영국 의회가 제정한 의료인법은 의사협회에 강력한 단속권과 처벌권을 부여했다. 징수한 벌금도 절반은 왕에게, 나머지 절반은 협회가 갖도록 했다. 당시는 ‘의회 절대주의’가 지배한 시대였다.
대법관 에드워드 코크의 판단은 달랐다. 보넘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의료행위 이해 당사자인 의사협회가 검사(위반행위 단속)와 판사(처벌) 역할을 함께 맡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았다. 로마 시대 이래 ‘누구도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보통법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 그는 “의회가 만든 법이라도 상식과 공리에 반하면 법원이 무효화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 정신은 200여 년 뒤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서 되살아났다. 1803년의 ‘마버리 대 매디슨’ 재판이다. 존 애덤스 대통령은 대선에서 패하자 측근들을 대거 판사로 임명했다. 퇴임 직전 ‘알박기 인사’였다. 대통령에 취임한 토머스 제퍼슨은 즉각 제임스 매디슨 국무장관에게 임명장 전달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판사 임명장이 오지 않자 윌리엄 마버리는 매디슨을 상대로 연방대법원에 직무집행명령을 청구했다.
존 마셜 대법원장은 절묘한 판결을 내렸다. 마버리가 근거로 삼은 사법조직법이 법원에 너무 많은 권한을 부여해 미 헌법 제3조와 충돌한다고 판시했다. 그는 “헌법에 반하는 법률은 무효”라면서, 동시에 “법 해석은 사법부의 권한이자 의무”라고 못 박았다. 이 판결을 통해 미 사법부는 입법부와 행정부를 견제할 실질적 권위를 확보하게 됐다.
두 판결은 법치주의와 3권 분립의 이정표를 세웠다. 그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게 공소취소 특검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이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의 공소를 취소하면 ‘자기 재판 금지 원칙’과 충돌한다. 영·미 두 판결의 또 하나 공통점은 사법권 독립으로 이어진 것. 반면, 특검의 공소취소는 이미 법원에서 진행 중인 사법 절차를 중단시키는 만큼 사법권 훼손이자 3권 분립 침해다. 진짜 조작기소라면 법원이 공소기각을 할 것이고, 잘못된 재판이라면 재심을 청구할 일이다. 과도한 정치적 욕심과 오만은 후폭풍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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