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 속도 왜 이리 답답해?” 농담마세요 …‘우울증’ 깊어지는 신호입니다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6. 5. 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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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타자 속도가 15% 느려졌고 의미 없는 스크롤이 밤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우울감이 의심되니 상담을 권고합니다."

직장인 A씨(34)는 얼마 전 스마트폰 앱으로부터 뜻밖의 경고를 받았다.

11일 국제 학술지 의학인터넷연구저널(JMIR)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와 UCSF(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공동 연구팀은 AI 모델을 활용해 스마트폰의 수동적 데이터만으로도 우울증과 불안장애 징후를 사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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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탠퍼드·UCSF대 연구팀
GPS 동선·자판입력 간격 변화로
불안장애 등 정신건강 이상 포착
픽사베이
“최근 타자 속도가 15% 느려졌고 의미 없는 스크롤이 밤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우울감이 의심되니 상담을 권고합니다.”

직장인 A씨(34)는 얼마 전 스마트폰 앱으로부터 뜻밖의 경고를 받았다. 단순한 스크린타임 알림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인공지능(AI)이 A씨의 생활습관을 분석해 찾아낸 마음의 병이었다. 사용자가 미처 인지하기도 전에 주머니 속 스마트폰이 정신건강의 적신호를 먼저 읽어낸 것이다.

최근 해외 의학계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사용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의 정신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디지털 페노타이핑이 의료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문진표를 작성하는 사후 진단의 시대가 저물고 24시간 데이터가 마음을 감시하는 상시 예방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11일 국제 학술지 의학인터넷연구저널(JMIR)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와 UCSF(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공동 연구팀은 AI 모델을 활용해 스마트폰의 수동적 데이터만으로도 우울증과 불안장애 징후를 사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사용자가 의식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센서가 스스로 모으는 일상적인 정보를 분석해 마음의 상태를 수치화했다.

가장 강력한 예측 신호는 위치 정보(GPS) 데이터에서 나타난 ‘공간 활동 다양성’의 하락이었다. 우울감이 깊어진 사용자는 단순히 외출을 줄이는 것을 넘어 방문하는 장소의 종류가 급격히 단조로워지는 경향을 보였다. 매일 가던 곳만 반복해서 가거나 동선이 단순해지는 현상이 데이터로 드러난 것이다.

자판을 두드리는 속도와 화면을 넘기는 리듬 역시 핵심 지표로 활용됐다. 마음이 지치면 몸의 반응도 느려지는 이른바 정신운동 지연 현상이 스마트폰 조작 속도 저하로 투영됐다. 자판 입력 간격이 미세하게 길어지거나 화면을 위아래로 훑는 스크롤 속도가 예전보다 완만해지는 변화를 AI가 포착해낸 결과다.

연구팀이 이러한 디지털 지표를 학습시킨 결과, 실제 병원에서 진단이 내려지기 수주 전부터 위험군을 최고 90%의 정확도로 선별해냈다. 이는 환자의 어렴풋한 기억에 의존해 최근 기분이 어땠는지 묻던 기존 상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스마트폰이 통신 기기를 넘어 사용자의 마음 상태를 24시간 기록하는 디지털 건강 지표로 진화한 셈이다.

의료계에서는 이 기술이 정신건강 관리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신과 방문을 주저하는 이들에게 스마트폰이 먼저 상담을 권유하거나 의료진이 환자의 재발 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개인의 동선과 사용 습관 등 민감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만큼 강력한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대책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디지털 페노타이핑은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는 정밀 의료 도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데이터 기반의 상시 예방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정신건강 관리의 패러다임이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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