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요금 개편 예고에 커지는 업계 불만...“이상적 수치로 기업 희생 강요”
사실상 시장가격 상한선 정하는데
공공 요금 개편안 원가 산정 방식
기기 사용률·수명 과도하게 책정
“전기차 보급 가로막는 결정될 것”

11일 관가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차 충전 요금 구간을 현행 2단계에서 5단계로 개편하는 방안을 오는 19일까지 행정예고하고 있다. 개편안은 출력 100㎾를 기준으로 완속 충전요금과 급속 충전요금으로 구분하던 것을 30㎾ 미만, 30~50㎾ 미만, 50~100㎾ 미만, 100~200㎾ 미만, 200 ㎾ 이상 등 5단계로 분리 적용한 것을 골자로 한다.
기후부는 이번 행정예고가 대부분의 충전기 출력이 20㎾ 미만이던 4년 전에 만든 가격 구조를 현행화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완속과 중속, 급속 충전기 차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요금 체계를 세분화하고 요금 단가에 통신비와 유지보수비를 비롯한 충전 시설 운영 비용 등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이번 조치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공공 충전기 요금 체계가 일종의 ‘시장가격 상한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정된 원가 산정 방식이 충전기 운영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요금제는 정부가 운영하는 ‘로밍 플랫폼’의 기준 가격이지만 플랫폼의 ‘로밍 카드’가 시중의 전체 충전기 90% 이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등 핵심 결제 수단으로 쓰이면서 일종의 ‘동기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전기차 업계 핵심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가정에서 사용하는 완속 충전 방식”이라며 “이번 개편안 중 30㎾ 미만 완속 충전요금이 핵심인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편 요금체계가 시행되면 다수의 소비자들은 로밍 카드를 통해 1㎾h당 294.3원으로 책정된 30㎾ 미만 충전기 요금을 시장의 기준 가겨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문제는 30㎾ 요금을 산출한 방식이 업계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후부는 전력량 요금과 인건비 등을 원가 요소로 책정해 도출한 합산 원가를 충전기 이용률과 사용 연한으로 나눠 가격을 책정했다. 충전기 한 대를 설치했을 때 연중 이용률이 15%, 사용 수명은 8년에 이른다고 판단해 1㎾h당 요금을 정한 것이다.
또 다른 전기차 업계 핵심 관계자는 “기후부가 기준으로 도출한 이용률과 사용 연한은 지나치게 이상적이다. 실제 이용률은 7.5%, 사용 연한은 5년 수준”이라며 “요금을 받을 수 있는 횟수를 계산하면 정부가 예상한 수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지나치게 낮은 충전요금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전기차 충전기 시장이 장기간 이어진 불황에 축소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에 보급된 충전기 약 50만대 가운데 48만개를 민간 기업에서 운영하는 상황에서 원가 보존이 불가능한 가격이 계속된다면 사업자가 급격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기업 계열사인 실제 SK브로드밴드와 신세계는 전기차 충전 사업부를 GS차지비에 매각하고 한화솔루션도 플러그링크에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넘겼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전기차 충전기 업계 상위 9개 사 중 7곳이 2년 연속 적자”라며 “흑자인 곳도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로 낮은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민간 기업이 충전 인프라가 없는 곳에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공공의 역할도 수행했는데 정부가 일방적으로 가격 정책을 고수한다면 결국 전기차 보급 확대라는 정책 방향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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