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소환된 ‘도이치 수사 무마 의혹’ 최재훈 검사…“외압받은 적 없다”
(시사저널=이태준 기자)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당시 수사 라인에 있었던 검사들을 잇따라 불러 조사하고 있다. 3대 특검 종료 이후 남겨진 의혹을 살피는 종합특검팀이 본격적인 '윗선' 수사에 앞서 실무진의 입장을 먼저 확인하는 단계로 풀이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최재훈 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와 김민구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장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두 사람 모두 과거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팀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이날 오전 9시40분쯤 경기 과천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낸 최 부장검사는 외압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그는 "저는 이 사건의 여섯 번째 부장검사이자 주임 검사로서 2023년 9월 말에 사건을 인계받았고, 1년 동안 면밀히 수사해 최종 종국 처분을 내렸다"며 "그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나 외압을 받은 적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해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 부장검사는 수사 장기화에 대한 불만도 내비쳤다. 최 부장검사는 "수사 무마 의혹 사건은 작년 7월 김건희 특검에서 시작돼 현재 종합특검까지 이미 10개월가량이 지났다"며 "수사 대상자의 권리와 기본권, 인권에 중대한 침해가 있는 만큼 신속히 수사를 진행해 종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혹의 출발점은 서울중앙지검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처분이었다. 당시 사건을 맡은 반부패수사2부는 공범으로 지목된 김건희 여사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가 상장사 대표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믿고 이익을 얻고자 계좌 관리를 맡겼을 뿐 시세조종 범행은 알지 못했다고 본 것이다.
문제는 조사 방식이었다. 검찰은 김 여사를 청사로 부르는 대신, 대통령경호처 시설을 직접 찾아가 비공개 출장 조사하는 방식을 택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포토라인을 피해 가기 위한 특혜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정치권의 반발도 거셌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윗선' 눈치를 살피느라 부실 수사를 했다고 보고 이창수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당시 4차장, 최재훈 당시 반부패2부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 지검장 탄핵 사유에는 공주지청장이던 김민구 검사를 도이치모터스 수사팀에 참여시켰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헌법재판소는 당시 수사를 재량권 남용으로 보기 어렵다며 탄핵소추를 모두 기각했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던 사건은 민중기 특검팀이 출범하면서 다시 떠올랐다. 특검팀은 이 전 지검장 등이 김 여사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했거나 부당한 외압을 수용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12월18일에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의혹 불기소 처분 당시 지휘계통에 있었던 이 전 지검장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 8명에 대한 동시다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그러나 짧은 수사 기간과 당사자들의 출석 거부가 발목을 잡았고, 결국 대면 조사 한 번 하지 못한 채 사건은 경찰로 이첩됐다.
바통을 넘겨받은 종합특검팀은 지난 3월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정보통신과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의 강도를 끌어올렸다.
특검팀이 주목하는 지점은 외압의 출처다. 김 여사가 2024년 5월 박 전 장관에게 텔레그램으로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무마하라고 지시한 정황 등을 근거로, 수사 무마 지시가 대통령실에서 일선 수사팀까지 하달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절차상 의심 정황도 포착된 상태다. 최종 처분에 앞서 수사팀이 내부적으로 '불기소 의견서'를 미리 작성했고, 처분 직후 수사보고서 일부가 수정된 흔적이 발견됐다. 특검팀은 이를 단순 실무 처리가 아닌, 윗선의 외압에 따른 절차적 흠결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최 부장검사 등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전 지검장 등 윗선을 겨냥한 조사의 방식과 시점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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