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확정 직전 홈팬 ‘우르르’ 선수 폭행까지…난장판 된 ‘프라하 더비’

김세훈 기자 2026. 5. 1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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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로축구 선두 슬라비아, 스파르타 프라하전
경기 종료 직전 팬 수백명 조명탄 들고 경기장 난입
관중이 던진 액체물질 스파르타 GK 얼굴에 맞기도
구단 “경기장 난입한 이들 모두 영구 출입정지”
관중 난입 장면. 원플레이스포트

체코 프로축구 ‘프라하 더비’가 홈팬들의 대규모 난입과 상대 선수 폭행 사태로 경기 종료 직전 중단됐다. 우승 확정을 눈앞에 뒀던 슬라비아 프라하는 결국 자국 리그 역사에 남을 최악의 난동 사태와 마주하게 됐다.

슬라비아는 10일 체코 프라하 포르투나 아레나에서 열린 스파르타 프라하와의 2025~2026 체코 리그 경기에서 3-2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7분 홈팬 수백명이 경기장에 난입하면서 경기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당시 슬라비아는 승리 시 리그 우승을 사실상 확정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관중은 보안선을 뚫고 그라운드로 뛰어들었고, 일부는 불이 붙은 조명탄까지 들고 있었다. 현장 영상에는 난입 팬들이 원정 응원석 방향으로 접근하며 폭죽과 조명탄을 던지는 장면도 담겼다. 양 팀 선수들은 불꽃과 군중을 피해 급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스파르타 골키퍼 야쿠프 수로프치크는 관중에게 얼굴에 액체를 맞고 있다. 원플레이스포트

스파르타 골키퍼 야쿠프 수로프치크는 관중에게 얼굴에 액체를 맞는 폭행까지 당했다. 수로프치크는 경기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경기 도중 누군가 달려와 얼굴을 위협하고 폭행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슬라비아 구단은 사태 하루 뒤인 11일 폭행 가담자를 특정해 평생 출입금지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야로슬라프 트브르디크 슬라비아 회장은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 할 수치”라며 “경기장에 난입한 모든 인원을 찾아 영구 출입금지하겠다”고 밝혔다.

10일 체코 프라하 포르투나 아레나에서 열린 스파르타 프라하와 슬라비아 프라하의 ‘프라하 더비’ 도중 홈팬들이 그라운드로 난입하고 있다. AP

구단은 팬들이 난입한 북측 응원석도 무기한 폐쇄하기로 했다. 트브르디크 회장은 “가해자들이 모두 확인되고 형사 절차에 넘겨질 때까지 폐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2026~2027시즌 전체를 닫게 되더라도 선수 안전과 상대 존중 문제만큼은 타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슬라비아는 이날 경기 중 퇴장을 받은 토마시 초리와 다비드 두데라도 사실상 방출 수순을 밟게 됐다고 밝혔다. 두 선수는 시즌 종료 전까지 선수단에서 제외되며 여름 이적이 승인됐다. 트브르디크 회장은 “두 선수는 다시는 슬라비아에서 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구단은 성명을 통해 “오랜 기간 형성된 적대적 분위기가 폭발한 결과”라며 “팬과 선수, 스태프 누구도 경기장에서 안전과 생명을 걱정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10일 체코 프라하 포르투나 아레나에서 열린 스파르타 프라하와 슬라비아 프라하의 ‘프라하 더비’ 도중 홈팬들이 그라운드로 난입하고 있다. AP

체코 리그를 운영하는 리그풋볼협회(LFA)도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협회는 “선수와 관계자에 대한 물리적 공격은 선을 넘은 행위”라며 “프로축구의 가치와 원칙에 절대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 수사와 가해자 신원 확인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의 여파는 우승 경쟁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리라 예상된다. 디애슬레틱은 “당시 슬라비아는 승점 8점 차 선두였고, 승리 시 남은 3경기에서 따라잡을 수 없는 11점 차를 만들 수 있었다”며 “그러나 경기 중단 책임이 슬라비아 팬들에게 있다는 점에서 징계위원회가 스파르타의 몰수승을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두 팀 격차는 승점 5점으로 줄어들게 된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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