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 4대 장편 옮긴 10년…완역의 시간을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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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책을 통해 단 한 사람이라도 '아, 도스토옙스키를 한번 읽어 볼까?'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면, 나는 성공한 것이다."
새벽마다 문장을 붙들었던 시간, 러시아 고전을 한국어 문장으로 바꾸는 동안 겪은 감각의 변화, 번역이 한 사람의 생활과 사유를 어떻게 흔드는지를 함께 풀어낸다.
결국 '도스토옙스키 번역 일기'는 고전을 옮긴 사람이 남긴 후일담이 아니라, 번역이라는 노동이 한 인간의 시간과 몸을 어떻게 통과하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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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만약 이 책을 통해 단 한 사람이라도 '아, 도스토옙스키를 한번 읽어 볼까?'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면, 나는 성공한 것이다."
이 책은 번역 과정을 날짜별로 적어 내려간 작업 일지에 머물지 않는다. 새벽마다 문장을 붙들었던 시간, 러시아 고전을 한국어 문장으로 바꾸는 동안 겪은 감각의 변화, 번역이 한 사람의 생활과 사유를 어떻게 흔드는지를 함께 풀어낸다.
구성은 네 편의 장편소설을 중심으로 나뉜다. 1부는 '죄와 벌', 2부는 '백치', 3부는 '악령', 4부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맞춰 짜였다. 각 부는 작품 해설만 내세우기보다 번역자가 어떤 장면과 언어 앞에서 오래 멈췄는지 보여주는 방식으로 흘러간다.
'죄와 벌' 대목에서는 가난, 죄의식, 초인 사상처럼 널리 알려진 문제들을 다시 붙든다. '백치'로 넘어가면 연민과 상처, 순한 인물이 감당해야 하는 시대의 거칠음이 전면에 놓인다. 작품을 옮기는 일이 줄거리 정리에 그치지 않고, 인물의 결을 한국어로 다시 세우는 일이라는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악령'과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다루는 후반부는 더 거칠고 깊다. 신을 잃은 뒤의 광기, 질투와 공황, '대심문관' 같은 핵심 대목이 이어지며 도스토옙스키 문학의 심연을 끌어낸다. 목차에 배치된 소제목들만 봐도 저자가 번역 중 맞닥뜨린 난점과 정서의 진폭이 어떤 것이었는지 짐작하게 한다.
책 앞머리에는 '잘 읽히는 게 좋은 번역이지', '편역과 완역', '새벽이 있는 삶' 같은 글이 놓였다. 이를 통해 저자는 번역이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 왜 완역에 매달렸는지, 긴 시간을 버티게 한 생활의 리듬이 무엇이었는지를 먼저 꺼낸다.
저자 이력도 눈길을 끈다. 김정아는 패션 기업 스페이스눌 대표이면서 러시아문학 박사다. 기업 경영과 학문, 번역을 함께 붙들어 온 이력이 이 책에서는 고전을 읽는 태도와 문장을 다루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결국 '도스토옙스키 번역 일기'는 고전을 옮긴 사람이 남긴 후일담이 아니라, 번역이라는 노동이 한 인간의 시간과 몸을 어떻게 통과하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 도스토옙스키 번역 일기/ 김정아 지음/ 324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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