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 '리딩뱅크' 놓고 혈투1분기에는 '3박자' 신한이 웃었다
우리은행, 우리금융 나홀로 부진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빅3’가 치열한 ‘리딩뱅크’(순이익 1위 은행)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23년 하나은행, 2024년 신한은행, 2025년 KB국민은행이 차례로 리딩뱅크에 오른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다시 신한은행이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증권과 보험,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가 잘 갖춰진 KB금융이 2023년부터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리딩금융’(순이익 1위 금융지주) 경쟁과는 다른 양상이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과 함께 4대 은행으로 꼽혔던 우리은행은 올 1분기 NH농협은행에도 순이익이 뒤지며 5위로 내려앉으며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비이자·기업·글로벌 신한 ‘3박자’
신한은행은 올 1분기 1조15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은행권 1위에 올랐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 확대와 기업대출 성장, 글로벌 실적 개선 등 3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다. 신한은행의 1분기 수수료 이익은 32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9% 증가했다. 특히 펀드, 방카슈랑스, 신탁 수수료가 1358억원으로 전년보다 65.5% 늘었다. 금리 변동성이 확대된 환경에서 신한은행은 비이자이익 증가를 통해 실적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신한은행은 대기업 대출 중심의 기업금융을 앞세워 외형 확대에도 성공했다. 신한은행의 1분기 원화대출 잔액은 338조8000억원으로 작년 12월 말에 비해 1.4%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기업대출 잔액은 193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 늘었다. 대기업 대출(45조원) 증가율이 6.1%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2.0%을 웃돈다. 대기업 가운데서도 제조업(10.1%), 금속제조(21.9%) 등 전략 산업 중심으로 자금 공급을 확대했다.

일본과 베트남 등 신한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 경쟁력도 실적을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올 1분기 신한금융의 해외사업 순이익은 22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27.5%나 뛰었다. 홍콩, 런던, 뉴욕, 싱가포르 등 은행 머니마켓센터(MMC) 관련 실적 개선이 해외 순이익 증가를 주도했다. 신한은행은 일본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1분기 54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일본 현지 법인인 SBJ은행은 작년 당기순이익이 1792억원으로 전년보다 20% 이상 늘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12%, 순이자마진(NIM) 1%대 중반을 유지하며 저금리 구조가 고착화된 일본 금융시장에서 자본효율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베트남은 신한금융 글로벌 사업의 핵심 성장 축으로 꼽힌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591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내 최대 글로벌 이익 거점으로 자리를 잡았다. 총자산이익률(ROA) 2.0%, NIM 3.8%를 유지하며 리테일과 중소기업(SME)을 결합한 현지화 사업 모델이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일본과 베트남을 양대 축으로 인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신흥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해 변동성을 줄이고 구조적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농협에도 뒤져
작년 리딩뱅크에 올랐던 KB국민은행은 순이익 1조1010억원을 거두며 3위로 주저앉았다. 대출 자산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은 이자이익(2조7676억원)과 수수료이익(3730억원) 등 영업이익은 신한은행에 앞섰다. 하지만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 과징금 등으로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며 신한은행에 무릎을 꿇었다. KB국민은행은 올 1분기 홍콩 ELS 과징금 충당금 976억원을 쌓았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 차이는 561억원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충당금이 리딩뱅크를 가른 셈이다.
신한은행에 이은 은행권 순이익 2위를 차지한 하나은행(1조1042억원)도 일회성 비용을 제외할 경우 리딩뱅크에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화자산이 많은 하나은행은 올 1분기 환율 급등에 따른 외화환산손실(823억원)과 특별퇴직비용(753억원) 등 약 1576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이를 제외하면 순이익은 1조2600억원에 달한다.
만년 4위였던 우리은행은 올 1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16.2% 감소한 5312억원에 그치며 5위로 한 단계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해외법인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의 1000억원 충당금 등을 반영한 결과라는 설명이지만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빅3와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인수합병(M&A)을 주도했던 동양·ABL생명을 앞세워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금융의 모체인 우리은행 실적이 악화될 경우 임 회장의 이런 노력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기업금융의 강자였던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통합해 출범한 우리은행은 전통적으로 대기업 여신에 강점이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영업력이 많이 떨어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NH농협은행은 1분기에 전년보다 0.6% 늘어난 5577억원을 벌어들이며 우리은행을 따돌렸다.
포트폴리오의 힘 ‘KB금융’ 독주
엎치락뒤치락하는 은행 실적과 달리 금융지주 실적은 KB금융지주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KB금융은 올 1분기 1조892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 증가한 것으로 분기 기준 최대치다. 주식시장 활황 효과로 KB증권의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3.3% 급증한 3478억원에 달했다. KB국민카드도 취임 2년 차를 맞은 김재관 대표가 체질 개선에 성공하면서 전년보다 순이익이 27.2% 늘어난 1075억원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2007억원), KB라이프(798억원), KB자산운용(332억원) 등도 고른 활약을 보였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KB금융은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43%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KB금융은 양종희 회장이 취임한 2023년(4조5948억원)을 시작으로 2024년(5조782억원), 2025년(5조8430억원) 등 3년 연속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올해는 금융지주 최초 순이익 6조원 클럽 진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신한금융도 올 1분기 전년 동기보다 9.0% 증가한 1조6226억원의 분기 최대 순이익을 냈다. 신한투자증권의 순이익이 전년보다 167.4% 급증하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우리금융은 여전히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1분기 순이익은 603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줄었다. 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금융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감소했다. 타 금융지주의 효자로 자리잡은 증권사(우리투자증권) 순이익은 140억원에 그쳤다. 이에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4월 24일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NH농협금융은 1분기 8688억원을 벌어들여 우리금융을 앞질렀다. NH투자증권이 전년보다 128.5% 급증한 4757억원의 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며 지주사 실적을 견인했다. 농협금융 전체 이익의 절반 이상(54.8%)이 NH투자증권에서 나왔다. NH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 부문 ECM(주식자본시장) 주관은 물론 올 들어선 IPO(기업공개) 주관까지 업계 1위에 올랐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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