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률 최대 35% ‘한타바이러스’…국내 방역망 재점검

김동주 기자 2026. 5. 1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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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크루즈서 집단감염…질병청 “국내 위험 낮아”
범용 백신 개발 필요성 부각
최근 네덜란드 국적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원인 미상 호흡기 질환이 안데스 바이러스(Andes virus)에 의한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김동주 기자 | 최근 남미를 항해한 크루즈선에서 치명률이 높은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HCPS)'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이 국내 유입 가능성 점검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현재 국내 공중보건 위험도는 낮은 수준으로 평가하면서도 해외 발생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감시와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최근 네덜란드 국적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원인 미상 호흡기 질환이 안데스 바이러스(Andes virus)에 의한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으로 확인됐다. 해당 선박은 지난 4월 1일 아르헨티나 우슈아이아를 출발해 남대서양을 항해했으며 현재까지 승객과 승무원 등 총 8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3명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5일 신속위험평가를 통해 이번 사례의 크루즈선 내 전파 위험도를 '중간' 수준으로 판단했으나, 전 세계 확산 위험은 '낮음' 단계로 평가했다. 감염자들은 승선 전 아르헨티나 지역을 여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 남미서 사람 간 전파 사례…치명률 최대 35%

한타바이러스는 주로 설치류를 매개로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감염된 쥐의 소변·분변·타액 등에 오염된 먼지나 에어로졸을 흡입하거나 오염 환경과 접촉할 경우 감염될 수 있다. 국내와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탄바이러스(Hantaan virus), 서울바이러스(Seoul virus) 등이 신증후군출혈열(HFRS)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남미 지역 안데스 바이러스는 폐부종과 심부전 등을 동반하는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을 일으킨다.

특히 안데스 바이러스는 아르헨티나와 칠레 등 남미 일부 지역에서 환자 간 밀접 접촉을 통한 사람 간 전파 사례가 보고된 바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감염 초기에는 발열과 근육통, 두통, 오한 등 일반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후 급성 호흡곤란과 폐부종, 심장 기능 저하로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치명률은 20~35% 수준으로 높은 편이며 현재까지 승인된 백신이나 특이 치료제는 없어 대증 치료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국내에는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을 매개하는  설치류가 서식하지 않고, 해외 유입 사례도 보고된 바 없어 공중보건학적 위험도는 낮음으로 평가했으며 해외 감염병 발생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르헨티나·칠레 등 남미 국가 방문 시 설치류와 접촉을 피하고 쥐 배설물이 있을 수 있는 폐쇄 공간 방문을 자제하는 한편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남미 여행 후 발열이나 호흡곤란, 메스꺼움, 복통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해외 여행 이력을 알리고 필요 시 질병관리청 콜센터 1339를 통해 상담받을 것을 권고했다. 

▲ 국내는 예방접종 시행 중…"범용 백신 개발 필요"

질병청은 WHO 등 국제기구와 정보를 공유하며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신속진단과 의심환자 관리체계를 사전에 점검하는 등 선제 대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한타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과거에 비해 감소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중국, 러시아와 함께 한타바이러스 유행 권역으로 분류된다. 특히 신증후군출혈열(HFRS) 발생 위험이 남아 있어 군 장병과 농업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국가 예방접종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백신은 접종 횟수와 일정이 복잡하고 면역 지속 기간이 길지 않다는 한계가 제기된다. 여기에 남북미 지역에서 발생하는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HCPS)'까지 예방할 수 있는 범용 백신은 아직 없는 만큼 차세대 백신 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희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백신혁신센터장은 "한타바이러스 감염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조기 인지가 쉽지 않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단기간 내 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국가 간 이동이 활발한 환경에서는 해외 감염병 유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사람 간 전파 사례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지나친 불안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치류의 배설물이나 분비물에 오염된 환경 노출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숲이나 들판, 농장처럼 설치류 활동이 많은 장소를 다녀온 뒤 발열이나 근육통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한타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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