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가설 세우고 검증까지…바이오넥서스 'AI 과학자 도전'
김태형 바이오넥서스 대표 인터뷰
Nexus Co-Scientist 중심 AI 연구 에이전트 플랫폼 구축
전략적 협력·AI 역량으로 수익 나는 바이오기업으로 성장

인공지능(AI)이 세계 바이오 산업의 문법을 바꾸고 있다. 과거의 AI가 단백질이나 화합물 구조 예측 등 특정 분야의 '보조 도구'였다면, 이제는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설계하는 'AI 과학자(AI Scientist)'로 진화해 R&D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바이오 데이터를 연구자 개인의 역량으로 해석하기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결국 방대한 문헌과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읽고 유의미한 가설로 치환하느냐가 바이오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된 시대다.
구글 딥마인드와 엔비디아 같은 빅테크가 앞다투어 'AI 과학자' 시장에 뛰어드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바이오넥서스(BioNexus)가 'AI 기반 바이오데이터 인텔리전스 및 과학자 에이전트 신약개발 플랫폼'을 무기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이오 빅데이터 분석 20년 전문가가 찾은 AI 해법

김태형 바이오넥서스 대표는 바이오 빅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20년간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테라젠바이오 본부장을 역임했으며, 한국인 최초의 유전체 지도, 고래 유전체 지도 개발 프로젝트 등에도 참여했다.
"바이오 데이터가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바꾼다고 믿어왔다"는 그는 AI가 바이오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현실을 목도하고 2024년 11월 바이오넥서스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바이오 분야는 데이터가 폭증하고 있지만, 사람이 읽고 연결해 해석할 수 있는 범위를 이미 넘어섰다"면서 "유전체·바이오인포매틱스 경험 위에 생성형 AI를 결합해, 급증하는 바이오 데이터를 실제 연구 생산성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AI 과학자 모델로 가설 세우고 분석, 검증까지
바이오넥서스는 과학자의 사고방식을 모사하는 코어 엔진인 'NexusScience'를 중심 기반으로, 맞춤형 연구 검색 도구 'NexusRAG', 멀티에이전트 기반 공동연구 플랫폼 'Nexus Co-Scientist', 약물·타깃 분석 플랫폼 'NexusDrugLab' 등을 운영한다.
바이오넥서스가 내세우는 핵심은 'AI 과학자 에이전트'인 'Nexus Co-Scientist'다. 특정 질환이나 연구 주제별로 수십만 편의 논문을 학습시킨 뒤, AI가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관련 데이터 분석과 검증 단계까지 완료한다.
단순히 정보를 찾아주는 검색기를 넘어 생성, 검토, 랭킹 등 각기 다른 역할을 맡은 AI 에이전트들이 협업해 연구 가설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특히 Nexus Co-Scientist는 노화, 치매 등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난제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김 대표는 "수십만 편의 논문을 학습한 AI가 사람이 생각지 못한 창발적인 가설을 몇 시간 만에 수백 개씩 생성한다"면서 "가설 도출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 분석과 실제 실험 설계까지 제안하는 실행형 AI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특히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연구원 한 명이 기존 대비 10배 이상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 연구 속도는 10배 빨라지고 비용은 대폭 절감된다"고 강조했다.
'발견의 시간'을 수년에서 수개월로…바이오넥서스의 비전
바이오넥서스가 그리는 궁극적 그림은 단순한 도구 공급사가 아니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검증에 이르는 생물학적 발견(biological discovery)의 사이클 자체를 기존의 수년 단위에서 수개월 단위로 압축하는 것, 즉 '발견의 시간'을 재정의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전통적인 신약개발은 하나의 가설을 검증하는 데만 수년이 걸렸지만, 에이전틱 AI는 수백 개의 가설을 병렬로 생성하고 우선순위를 매겨 검증할 수 있다"며 "가설 수립부터 실험 설계, 데이터 검증, 지식재산(IP) 확보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수개월 단위로 단축하는 것이 바이오넥서스의 핵심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넥서스는 이 비전을 단일 기업의 제품 로드맵을 넘어, 바이오 산업 전반에서 함께 논의될 수 있는 청사진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의 AI 바이오 논의가 '기술이 어디까지 가능한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그 기술을 어떻게 매출과 IP, 산업 가치로 연결할 것인가'를 함께 풀어야 할 때"라며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하는 AI 바이오 시장에서 한국 기업도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내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AI 역량으로 승부 "수익 나는 바이오 실현"
바이오넥서스는 대규모 투자와 인력에 의존하기보다, AI 기반의 가설 도출·연구설계 역량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설립 이후 이미 20여곳과 용역·협력 연구를 통해 경쟁력을 확인했다.
성장 목표도 공격적이다. 2025년 매출 10억원으로 출발해 2026년 30억원을 달성하고, 이후 매년 3배 수준의 성장을 이어가 2030년까지 매출 1000억원 · 영업이익 300억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돈 버는 AI 바이오 모델'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 투입된 R&D 자금이 실제 ROI(투자 대비 수익)로 돌아오는 바이오 시대를 열겠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독자적인 바이오 AI 에코시스템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장종원 (jjw@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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