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軍장병 ‘빚투’ 급증하는데…군인공제회, 대부업체에 6년간 대출 2400억원[이현호의 밀리터리!톡]
대출건수 10여건→현재 400여건 급증
2025년말 군 장병 대출 잔액 444억 원
이 가운데 절반 이상, 현역병 대상 대출

“사회초년생인 군인이 명확한 자금 운용 계획 없이 고금리 대출의 유혹에 빠지면 전역 후 신용 상태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길 수 있습니다. 병사 월급 인상에 맞춰 금융 지식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상황입니다”
지난 1월 금융공공기관 생중계 업무보고 자리에서 “직접 군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교육하겠다”고 밝힌 김은경 신용회복위원장이 지난 4월 7일 경기 화성시 한 공군 부대를 찾아 일일 강사로 나서 장병 1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연 중 발언이다.
군 장병들이 대부업체 대출을 통한 무리한 투자로 빚더미에 앉는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사실상 국방부 산하기관인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한국캐피탈이 최근 6년간 대부업체에 2400억 원을 대출하는 엇박자 행보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캐피탈은 2021년 847.7억 원, 2022년 350.3억 원, 2023년 135.8억 원, 2024년 286.7억 원, 2025년 654억 원, 2026년 3월 128.8억 원 등 6년 간 총 2403.3억 원을 대부업체에 대출해 줬다.
논란은 24만 명 회원들(현역 군인과 군무원)의 복지를 위해 자금(자산 24 조 원)을 관리하는 군인공제회가 수익성에만 집중해 고금리로 군 장병들을 유혹해 빚더미로 내몰고 있는 대부업에 대출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지적이다.
지난 3월 금융감독원이 등록 상위 30개 대부업체의 군인 대출 취급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2025년 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잔액(2조 6924억 원) 가운데 군 장병이 빌린 대출 잔액은 총 444억 원에 달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현역병 대출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역병이 54.5%로 242억 원을 대출받아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장교·부사관 등 직업군인이 158억 원으로 35.7%를 차지했다. 현역병과 직업군인을 구분하지 않고 취급한 경우도 44억 원으로 9.8%에 달했다.

경제적 기반이 약한 장병들이 최근 월급이 150만 원 수준으로 오르고 스마트폰 사용이 전면 허용되면서 주식과 가상자산(코인) 등에 대한 ‘빚투’ 확산으로 투자금 마련을 위해 대부업체에 무리하게 빚을 내면서 부작용이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군 장병 대부분은 인터넷에 노출된 ‘충성론’, ‘병장론’ 등의 자극적인 광고를 보고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출 한도는 1000만 원~1500만 원 가량으로, 연 이자율은 17.9∼20% 수준의 법정 최고금리에 육박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군 장병의 채무조정 금액은 2021년 56억 원에서 2025년 102억 원으로 4년 새 약 2배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대부업체들에 무리한 영업을 자제하도록 지도하고 법규 준수를 당부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국캐피탈의 대출 금액은 증가 추세다. 안정적 수익성 추구라는 명분으로 대부업체에 빌려주는 돈이 늘면서 6년간 연평균 대출액은 400억 원, 대부업체 수는 약 10개 수준이다. 대출 건수는 2018년 10여 건에서 현재는 400여 건으로 급증했다.
이에 대해 군인공제회 측은 “금감원 또는 지자체에 정식 등록된 업체를 대상으로 대부업 대출을 하고 있다”며 “정당한 영업을 통해 2025년에 순이익 1005억 원을 달성했고앞으로도 회원복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군인공제회는 지난해 순이익 4000억 원을 처음 넘어섰다. 이 때문에 고금리로 군 장병들을 유혹해 빚더미로 내몰고 있는 지적에도 대부업체 대출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캐피탈은 군인공제회의 자금력을 기반으로 영업하는데 고수익성 때문에 군 장병의 빚더미 현상에 일조하는 대부업체 대출이 확대되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한국캐피탈의 대출 실태를 파악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군인공제회는 현역 군인과 군무원들이 매월 납부하는 회비(일종의 장기저축)로 회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한국캐피탈은 군인공제회가 지분 80%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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