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룡 경찰도 막는다…보완수사권 대신 전건송치 급부상 [세상&]
수사종결권 공소청 회수 정부내 검토
검사의 직접수사 폐지되니, 경찰권 견제 차원
경찰 내부선 “전건송치는 경찰개혁” 거센 반발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검찰청이 가지고 있던 공소제기·유지 사무와, 수사 사무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쪼갠 뒤에 경찰의 ‘수사 종결권’도 회수하는 방안이 정부 내에서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 수사 권한을 주지 않는 대신 경찰의 권한도 줄여서 수사 부작용을 줄이겠단 것이다.
1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경찰이 수사를 개시한 후 사건을 종결 처분하기 전에 검사의 법률 검토를 거치도록 하는 ‘전건송치’ 도입에 무게를 두고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현재 수사 개시권과 더불어 1차 종결권을 행사한다. 2021년 형사소송법 개정(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얻어낸 권한이었다. 하지만 올가을부터 검찰의 기능은 사무별로 분할되는데 경찰의 권한만 유지된다면 수사권이 남용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진행될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 논의에선 경찰의 수사 종결권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와 여당의 검경 수사권 조정 작업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경찰이 수사를 종결할 권한을 (공소청에) 넘기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중수청도 수사 종결을 못 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수사 개시권은 경찰에, 종결권은 공소청에 두겠다는 구상이다. 공소청 검사는 수사 직무를 맡지 않으니 수사 개시권도 없다.
정부 내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에 관여하는 다른 관계자는 “수사 개시권과 종결권을 분리하는 전건송치는 형사사법 체계의 완성이자 최소한의 견제 장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에 착수한 기관이 종결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수사권이 오남용될 여지가 크다”며 “경찰의 사건 암장 등은 경찰이 수사 개시권과 종결권을 모두 가진 데에 대한 부작용”이라고 했다.
현재는 경찰이 무혐의 처분(불송치)한 사건은 경찰 단계에서 종료된다. 물론 검사가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사건 관계인이 이의제기하는 견제장치가 있으나 제한적으로 작동한다. 전건송치가 형소법에 담기면 경찰은 모든 사건을 공소청에 넘겨야 한다. 검사는 수사 과정에서 법리 오해나 판단 오류가 없는지 등을 검토한다.
김민석 총리는 최근 검찰개혁추진단에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폐지하고 검사는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검사가 경찰이 한 수사를 보완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배경에서 경찰권을 견제할 대책으로 전건송치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검사가 경찰이 한 수사를 보완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데 전건송치마저 없다면 수사 개시권을 독점한 경찰을 통제할 수 없다”고 했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해체되면 경찰은 모든 범죄에 대한 수사를 오롯이 해내야 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중수청은 일부 범죄만 수사한다. 정부와 여당은 6·3 지방선거 이후 형소법 개정에 돌입해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틀을 만든다.
![7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신임 검사들이 정성호 법무장관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1/ned/20260511072959725aekd.jpg)
정부 여당 줄다리기 관망…공식 입장 자제
경찰은 수사 종결권이 박탈되는 전건송치 구상에 “말도 안 된다”며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전건송치는 경찰개혁”이라며 “이번 형소법 개정 취지는 검찰개혁이지 경찰개혁이 아니지 않으냐”고 반발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경찰 입장에서 전건송치는 전적으로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수사 종결권은 사건의 결론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가장 막강한 권한”이라고 했다.
경찰 지휘부는 정부 여당의 조율을 지켜보며 공식 입장은 자제하겠다는 분위기다. 반면 형소법 개정 논의를 주도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전건송치는 ‘논외’라는 입장이다. 김용민 민주당 법사위 간사는 “수사의 온전한 종결권을 경찰이 다 갖고 그 책임도 경찰에 잘 지우면 된다”고 했다.
예외적인 보완수사권도 없이 보완수사 요구권만 남기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걱정하시는 보완수사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완결 구조를 만들어 보완수사 요구로 정리하겠다”고 지난달 29일 국회서 열린 ‘경찰이 바라본 바람직한 검찰개혁 토론회’에서 밝혔다.
정부와 당, 검찰과 경찰의 이런 입장차는 선거 이후 본격화 할 형소법 개정을 놓고 당정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지난 3월 공소청·중수청법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여당 내 강경파들은 정부안에 거듭 반발하며 대폭 수정된 안을 밀어붙였다. 결국 정부는 강경파 안을 수용해 중수청이 직무 관련 부당 행위를 한 경찰에 대해 수사 중지를 명할 수 있도록 한 조항 등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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