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보이지 않는 감시가 일상 된 AI 시대, 어떻게 자유를 지킬 것인가

이선목 기자 2026. 5. 11.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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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독재와 감시 권력에 저항하는 상상과 실천
인공지능 파놉티콘
홍성욱│김영사│1만9800원│316쪽│ 4월 15일 발행


감시는 더 이상 특별한 상황이 아니다. 우리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순간마다 데이터를 남기고, 그 데이터는 다시 우리 행동을 예측하고 유도하는 데 사용된다. 문제는 이 과정이 강제보다 ‘자발적 참여’의 형태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책은 이 익숙한 현실을 낯설게 한다. 영국 철학자 제러미 벤담이 고안한 원형 감옥 설계인 ‘파놉티콘’을 출발점으로 삼아, 감시가 어떻게 눈에 보이는 통제에서 개인의 내면으로 스며드는 권력으로 진화해 왔는지를 추적한다.

인공지능(AI) 시대에서 감시는 더 이상 특정 공간에 갇힌 구조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분산된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대표적인 특징은 ‘중앙의 사라짐’이다. 과거에는 감시탑이 있었고 권력의 위치가 비교적 분명했다.그러나 디지털 환경에서는 감시 기능이 네트워크 전반으로 흩어지며, 누구나 감시 주체이자, 대상이 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플랫폼과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선택과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이 과정에서 감시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의 감시가 눈으로 확인하는 통제였다면, 지금은 데이터를 통해 행동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개입하는 형태로 전환됐다. 아마존의 추천 시스템처럼 사용자의 선택 이전에 욕망을 계산하고 준비하는 구조는 감시가 단순한 기록을 넘어 행동 설계로 확장됐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기술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감시 기술이 항상 권력의 의도대로만 작동하는 것도 아니다. 역사적으로 노동자는 감시 체계를 교란하거나 우회했고, 디지털 환경에서도 시민은 기술을 활용해 권력을 감시하는 ‘역파놉티콘’을 만들어왔다. 내부 고발, 데이터 보호 운동, 온라인 집단행동 등은 감시 구조를 일방적인 권력관계로 고정하지 않는다.

/사진 셔터스톡

데이터의 한계 역시 중요한 지점이다. 방대한 정보가 수집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정확한 이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맥락과 해석이 제거된 데이터는 오히려 잘못된 판단을 유도할 수 있으며, 대규모 감시 시스템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사례도 있다. 감시 기술 능력이 과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논의는 프라이버시 개념으로 이어진다. 책은 이를 단순한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보지 않는다. 디지털 환경에서 프라이버시는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공동의 권리이며, 권력의 비대칭성을 견제하는 사회적 장치에 가깝다. 특히 알고리즘이 개인이 아닌 관계망을 추적해 정보를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프라이버시는 더 이상 개인의 통제로 완결되지 않는다. 개인의 선택처럼 보이는 데이터 제공 역시 구조적 제약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짚는다.

감시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이며, 동시에 시민의 선택과 실천의 문제라고 저자는 말한다. 빅데이터와 AI가 일상을 재편하는 시대, 중요한 것은 감시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식이다. 즉, 보이지 않는 권력이 작동하는 구조를 읽어내는 것이 우리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역량일 수 있다. 권력과 자유의 관계를 다시 묻고, 감시 사회의 구조를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하는 책이다.

삶의 주도권을 회복하는 해방의 심리 기술
휘둘리지 않는 법
대니얼 치디악│고현석 옮김│ 웅진지식하우스│1만8900원│ 244쪽│4월 8일 발행


사소한 말과 감정에 쉽게 흔들리는 이유는 의지 부족이 아니라 반복된 ‘반응 패턴’에 있다. 생각 과잉과 감정 소모의 구조를 짚으며, 불안·걱정·관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인지·정서·행동 전략을 제시한다. 타인의 감정에 휘말리지 않는 경계 설정과 즉시 적용 가능한 연습법을 통해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실천법을 담았다. 반복된 걱정과 자기 비난의 고리를 끊는 데 주목한다.

텃밭에서 배운, 우리를 이해하는 가장 느린 방법
놀고먹고 싶었는데 100평 텃밭이 생겼다
김효원│이은북│1만8500원│ 264쪽│4월 14일 발행


도시와 시골을 오가며 시작한 서툰 농사는 삶을 다시 배우는 시간이 된다. 책은 강원도 영월 텃밭에서의 시간을 통해 실패와 기다림을 담아내며, 씨앗을 심고 기르는 일이 삶을 견디는 방식임을 보여준다. 32년 경력의 언론인 출신이자, 초보 농부인 저자가 갑작스럽게 이별한 아버지의 땅을 일구며 이어지는 애도의 과정에서 배운 단단함과 다정함을 유쾌하게 전달한다.

작고 강한 브랜드를 만드는 절대 불변의 27가지 법칙
처음 하는 브랜딩 공부
권정훈·김도현│라곰│ 2만1000원│272쪽│4월 15일 발행


브랜딩은 왜 늘 어렵게 느껴질까. 책은 이를 거창한 전략이 아닌 매장의 일상에서 쌓이는 선택의 결과로 풀어낸다. 100건 이상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스토리, 네이밍, 고객 경험 등 27가지 법칙을 정리하고, 작은 가게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전 전략을 제시한다. 메뉴 설계부터 과정 공유와 기록까지, 매출과 브랜드를 동시에 키우는 방법을 담았다.

그들은 왜 지배할수록 괴물이 되는가
권력중독
카르스텐 C. 셰르물리│ 곽지원 옮김│미래의창│ 1만9000원│328쪽│ 4월 17일 발행


권력은 사람을 타락시키는가, 아니면 본성을 드러내도록 하는가. 조직심리 전문가인 저자는 권력을 하나의 ‘경험’으로 보고, 그것이 인간의 뇌와 행동을 어떻게 바꾸는지 심리학적으로 분석한다. 공감 능력 저하와 충동성 증가 등 권력의 부작용을 지적하며, 정치·기업 사례를 통해 그 위험을 보여준다. 개인의 성찰과 조직 구조 설계를 통해 권력 남용을 줄이는 방법도 제시한다.

멘델에서 합성생물학까지, 유전자를 다시 읽다
DNA는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김훈기│동아엠앤비│2만원│ 328쪽│4월 30일 발행


유전자는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지 않는다. 책은 멘델의 유전법칙부터 인간 게놈 프로젝트, 합성생물학까지 유전학의 흐름을 따라가며 ‘유전자=설계도’라는 통념을 흔든다. 유전자는 결과를 결정하는 코드가 아니라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발현되는 가능성의 범위임을 짚는다.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등 최신 기술과 윤리 문제까지 함께 다루며, 인간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돈의 자유: 사용자 보호, 회복력 그리고 바이낸스 창립에 관한 회고록 (Freedom of Money: A Memoir of Protecting Users, Resilience, and the Founding of Binance)
자오창펑│ 프리덤 오브 머니 파운데이션│ 19.99달러│360쪽│4월 8일 발행


암호화폐 산업의 부상과 그 이면을 창업자의 시선으로 드러낸다. 바이낸스를 세계 최대 거래소로 키운 자오창펑(趙長鹏)의 성장 전략과 의사 결정 과정이 담겼다. 암호화폐 거래소 FTX 붕괴와 규제 압박, 미국 법무부 수사 등 논란의 순간도 함께 다루며 산업의 리스크를 짚는다. 동시에 금융 접근성을 확장하는 수단으로서 암호화폐의 가능성과 한계를 균형 있게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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