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우 KB운용 본부장 “‘채권적 사고’가 액티브 ETF 운용의 핵심”
12일 ‘RISE 현대차고정피지컬AI’ 상장

자산운용업계에서 상장지수펀드(ETF)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KB자산운용이 ETF운용본부 수장으로 ‘채권 베테랑’ 정상우 본부장을 발탁하자 업계의 시선이 쏠렸다. 주식 투자 비중이 압도적인 ETF 조직에 채권 전문가가 지휘봉을 잡자, 일각에서는 KB자산운용이 공격적인 수익 경쟁보다는 안정적인 운용에 무게를 두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정 본부장은 2007년 삼성화재에서 채권 운용 업무를 시작한 뒤, 2011년 KB자산운용에 합류해 채권운용본부 전략운용실장 등을 거치며 줄곧 채권 운용 한길을 걸었다.
하지만 KB자산운용의 선택은 업계 예상과는 달랐다. 정 본부장을 앞세워 ‘액티브 ETF’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정 본부장은 부임 후 가장 먼저 액티브 ETF에 주목했다. 그동안 ETF가 지수를 그대로 복제하는 ‘패시브’(Passive)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운용역의 재량이 수익률을 가르는 액티브 ETF 시장이 핵심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정상우 KB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지난 6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거시경제 흐름을 읽고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쌓아 올리는 ‘채권적 사고방식’은 적극적인 주식 운용 과정에서도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며 “채권적 사고방식이 액티브 ETF 운용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과거의 ETF가 단기 차익을 노리는 종목 플레이였다면 지금은 퇴직연금 계좌에서 10년, 20년을 굴리는 자산 배분의 영역으로 들어왔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매일 공시되는 액티브 ETF의 포트폴리오가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투자자들에게는 가장 정교한 ‘맞춤형 상품’이 될 것이라고 봤다. 당장 정 본부장의 성과는 12일 상장되는 ‘RISE 현대차고정피지컬AI’ ETF를 통해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KB자산운용은 현대차에 대한 투자 비중을 25%로 고정하고 ‘피지컬 AI’ 관련 종목을 담아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정 본부장이 처음 선보일 상품으로 현대차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ETF를 선택한 이유는 소프트웨어 AI 이후엔 본격적인 ‘피지컬 AI’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대차를 단순히 자동차 제조사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현대차는 자율주행·휴머노이드 로봇, 두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현대차는 피지컬 AI 분야에서 테슬라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이 강조한 또 다른 KB자산운용만의 핵심 전략은 ‘연금’과 ‘보수’다. KB자산운용의 ‘RISE’ ETF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담은 채권혼합형 상품의 보수를 0.01%(1bp)로 책정한 것은 최대 7bp 수준인 다른 운용사에 비해 파격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연금 계좌는 장기전이다. 사회초년생부터 곧 은퇴가 다가오는 투자자까지 각자에 맞는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며 “특히 안전자산 30% 룰이 있는 퇴직연금 계좌에서 주식 비중을 극대화하고 싶은 투자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다양한 ETF 상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본부장은 최근 급등한 대형 반도체주의 고점 논란에 대해 “호실적이 계속 뒷받침되는 한 우상향하는 흐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이 꿈과 환상에 기댔다면, 지금의 엔비디아,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은 압도적인 실적으로 주가 상승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개인 투자자에게 추천할 전략으로 기관 투자자가 주요 사용하는 ‘핵심-위성’(Core-Satellite) 전략을 추천했다. 예를 들어 미국 주식 시장에서 자산의 60~80%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같은 대표 지수(Core)에 담아 장기 보수 혜택을 누리고, 나머지는 섹터나 테마형 액티브 ETF로 초과 수익을 노리라는 조언이다.
그는 “기존 주식을 투자하는 데 위험, 포모(FOMO,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투자자들마다 다르다”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대표지수같은 핵심(코어)을 정해두고 중간 중간 적절하게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급매 대신 ‘1000만원 월세’… 서초구 고가 임대 급증
- ’20온스 스테이크' 인기는 옛말… 비만약이 뒤흔드는 美 외식업계
- 탑차에 ‘밀실 수조’ 만들어 러 대게·킹크랩 밀수한 일당… 추징금 364억
- ‘기본급 인상’ 넘어 첫 ‘영업익 30% 배분’ 요구… 조선업계로 번진 삼성발 성과급 논쟁
- AI 공급망서 자리 굳힌 삼성전기·LG이노텍… “MLCC·기판·로봇 부품 동시 점화”
- 1020·외국인 홀린 ‘패션계 다이소’… 동대문서 시작한 뉴뉴 매출 40% 껑충
- 해외는 규제 강화하는데… 국내에선 커지는 고카페인 음료 시장
- “계약금 0원”까지 등장… 서울은 청약 과열, 지방은 미분양 전쟁
- “火가 많아, 하닉 추매 참아”… 차트 대신 사주 파헤치는 개미들
- 상장 추진 ‘마르디’ 피스피스스튜디오…2대 주주는 CEO 초등학생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