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2348억 태웠지만…美 허가 지연에 재무 경고등

허승아 기자 2026. 5. 11. 06: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FDA 삼수 도전…특허 만료 3년 남아
계열사 적자 누적에 재무 부담 확대
HLB 로고. /HLB 제공

| 서울=한스경제 허승아 기자 | HLB는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위해 수천억원 이상을 투자했으나 연이은 불발로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허가 지연과 특허 만료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 이번 심사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LB가 3년간 리보세라닙 임상 및 FDA 허가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2348억원이다.  

▲ 세 번째 FDA 도전…중국 파트너사, 리스크에 발목

리보세라닙은 중국계 미국인이 개발한 항암신약이다. 지난 2007년 미국 자회사 엘레바를 통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을 확보한 후 현재 중국 파트너사 항서제약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 병용요법으로 미국 간암 1차 치료제 승인에 도전 중이다.

리보세라닙은 HLB그룹 기업가치의 8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파이프라인이다. 문제는 좀처럼 미국 허가를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HLB와 항서제약은 2024년 5월과 2025년 3월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으며 고배를 마셨다. 사유는 항서제약 캄렐리주맙에 대한 CMC(제조·품질관리) 결함이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인 셈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미중 갈등이다. 최근 중국 기업이 개발한 신약에 대한 FDA 심사가 전반적으로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FDA가 부분적인 자료 보완이 아닌 완전한 재제출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면서 생산시설과 품질관리 전반에 대한 심사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 스칼라 록(Scholar Rock)은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아피테그로맙'의 허가 심사에서 약물 자체와는 무관한 위탁 충전·마감 시설의 실사 지적만으로 전면 재제출을 요구받은 바 있다. 

반면 HLB 측은 이전 심사 과정에서 제시된 보완 요구사항을 충분히 반영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신약허가가 지연되는 가운데  HLB의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했고, 공시 기준 상장 계열사 10곳 중 8곳은 최근 3년간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허승아 기자

▲ 계열사 적자 지속…엘레바 3년 누적 손실 2455억

신약허가가 지연되는 가운데  HLB의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했고, 공시 기준 상장 계열사 10곳 중 8곳은 최근 3년간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HLB의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2023년 1250억원 △2024년 1185억원 △2025년 1042억원 등을 기록했다. 

또한 HLB이노베이션 영업손실 351억원이 발생했고 △HLB바이오스텝 202억원 △HLB테라퓨틱스 97억원 △HLB파나진 31억원 △HLB펩 6억원 등 손실을 냈다.

특히 리보세라닙의 연구개발과 임상을 담당하는 비상장 계열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매출 0원에 손실액만 책정됐다. 최근 3년 순손실은 2023년 1044억원, 2024년 758억원, 2025년 653억원 등이다.

HLB 관계자는 "엘레바 매출이 없는 것은 연구개발 단계 바이오 특성상 자연스러운 구조"라며 "순손실 대부분은 연구개발 비용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회사가 1년 내 빚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2023년 167.3%에서 2024년 107.2%, 그리고 지난 35.8%로 급락했다. /허승아 기자

▲ 흔들리는 재무지표…남은 건 FDA 승인

적자에 허덕이면서 HLB의 재무 안정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회사가 1년 내 빚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2023년 167.3%에서 2024년 107.2%, 그리고 지난 35.8%로 급락했다. 

통상적으로 시장에서는 유동비율이 200% 이상이면 건전한 것으로 본다. 100% 미만이면 현금이 말라 상환 능력에 위기가 온 것으로 해석한다.

더욱 보수적인 지표인 당좌비율은 2023년 154%에서 2024년 101.2%, 지난해 33%까지 쪼그라들었다.

무엇보다 시간이 촉박하다. 리보세라닙의 염 조성물 특허는 중국에서 2028년, 미국에서는 2029년 만료된다. 즉 미국 출시 전에 특허가 끝날 수 있는 상황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특허 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승인 지연이 길어질수록 시장 독점 기간과 투자 회수 가능 기간도 줄어든다"며 "승인 이후에도 높은 고정비 부담과 보험 등재, 약가 협상, 리베이트 구조 등 복합적인 변수가 얽혀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