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배그' 의존도 심각…손상차손 7배 급증[더시그널]
더딘 IP 다각화…'적자의 늪' 빠진 종속회사

| 서울=한스경제 이수민 기자 | 글로벌 게임사 크래프톤이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배그)'를 앞세워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데 이어, 자본총계는 7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시장에서는 크래프톤의 실적 호조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매출 대부분이 배그에서 발생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고, IP 다변화를 위해 진행한 인수·투자 자산이 향후 부메랑이돼 재무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배그로만 1Q 매출 최초 1조 달성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연결기준 올 1분기 매출액은 1조3714억원, 영업이익은 56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9%, 22.8% 증가했다.
매출은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5141억원으로 직전분기(-227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공격적 M&A…수익 다변화 검증 진행중
배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고, 모바일과 PC 부문 모두에서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단일 IP의 수익성이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단일 IP 중심의 고마진 구조는 외부 변수에 따라 실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 또한 적지 않다.
크래프톤도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인식하고 수익 다변화를 위해 게임 개발사와 광고·콘텐츠 기업 등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인수·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4월 카카오게임 계열사이자 애드테크 및 게임기업 넵튠의 지분 39.37%를 약 1650억원에 인수했다. 이어 6월에는 일본 광고·애니메이션 기업 ADK그룹을 약 750억엔(약 7080억원)에 인수했고, 7월 미국 게임사 일레븐스 아워 게임즈를 약 9597만달러(약 1323억원)에 품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실적에는 ADK그룹 편입 효과가 크게 반영됐다. 지난해 4분기 인수 비용과 주식 처분손실 등 일회성 부담이 소화되면서,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ADK 광고부문 연결 확대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은 40.9%로 전년 동기(52.3%) 대비 11.4%p 낮아졌다.

▲무형자산 1.8조원…영업권 손상차손 부각
공격적인 인수·투자는 무형자산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크래프톤의 무형자산은 1조804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6562억원)에 비해 3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영업권(프리미엄)은 9271억원, 기타무형자산(개발비, 판권·콘텐츠 권리 등) 8539억원으로 각각 전체 무형자산의 51.4%, 47.3%를 차지한다. 두 항목을 합치면 전체 무형자산의 98.7%에 달한다. 영업권은 기업간 합병 과정에서 기술력과 시너지 등 미래 수익 기대를 무형자산으로 반영한 항목이다.
문제는 해당 항목의 비중이 클수록 향후 인수 기업이나 게임 IP의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손상차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관련 부담은 재무제표에 나타나고 있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무형자산손상차손은 763억원으로 전년 111억원 대비 무려 590% 증가했다.
특히 ADK 광고부문의 경우 연결 편입으로 매출 외형 확대에는 기여했지만, 기존 게임 사업 대비 수익성이 낮은 편이다. 장기적으로 해당 사업이 인수 당시 반영된 영업권과 무형자산 가치를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향후 재무 리스크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ADK, 넵튠 등 인수 회사를 통해 기존 게임 사업의 경쟁력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ADK는 매해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회사"라며 "크래프톤과 시너지를 점차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종속회사 57% 적자
종속회사 실적 부진도 부담 요인이다. 2025년 기준 크래프톤 연결대상 종속회사의 57%(51곳 중 29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적자 기업의 합산 계속영업손익은 -1312억원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한 곳은 넵튠으로 계속영업손실이 842억원으로 집계됐다. 크래프톤은 넵튠을 통해 인도 시장 공략과 모바일 광고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인도 법인 설립 추진과 BGMI(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트래픽을 기반으로 한 광고 사업을 통해 신사업 효과 기대하고 있다.
다만 넵튠이 인도 광고 사업에서 의미 있는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크래프톤의 비게임 확장 전략에 대한 시장 의구심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종속회사들도 연결재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5민랩, Neon Giant AB, En Masse 계열, ㈜님블뉴런, ㈜조프소프트 등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n Masse 계열 2개사는 수년간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있어 모회사의 지원 부담을 높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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