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노인 일자리에서 찾는 ‘인생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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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오후는 오전과 다른 의미가 있어야 한다."
인생 후반기, 자아실현과 사회 참여를 이끄는 노인 일자리가 점차 다채로워지는 모습이다.
실제 노인 일자리는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노인 일자리사업은 지난해 전체 노인의 약 10.5% 규모인 109만8000명에 이른다고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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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오후는 오전과 다른 의미가 있어야 한다.”
심리학자 칼 융은 인생 전반기에 성공을 향해 달리고 가정을 이루며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왔다면, 은퇴 이후는 비로소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인생 후반기, 자아실현과 사회 참여를 이끄는 노인 일자리가 점차 다채로워지는 모습이다. 청소나 단순 업무 중심에서 벗어나 경험과 역량을 살리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취재차 찾은 충북 청주의 한 시니어클럽에선 도시락 제작부터 용기 세척·배달까지 모든 과정을 70∼80대 어르신들이 도맡아 하고 있었다.
이 일자리는 만 60세 이상 참여자가 직접 생산과 판매, 서비스 제공까지 책임진다. 어르신은 하루 5시간, 주 2∼3회 일하며 한달에 50만원가량을 번다. 이들은 사업장에 매출이 생기고 그에 따라 급여가 지급되는 구조가 책임감과 동시에 재미를 준다고 했다.
취재한 날 도시락업체엔 시니어미디어제작팀도 방문했다. 이들은 시니어의 시선으로 충북지역 공공기관·복지시설과 일상 속 다양한 장면을 기록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알린다. 직접 기획·촬영·편집까지 하면서 SNS라는 신세계에 도전장을 내민 그들이 사뭇 인상적이었다.
시니어클럽에 모인 노동자들은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이곳에서 사람을 만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이어가며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노인 일자리는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4월말 한국노년학회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일자리 참여자는 비참여자보다 전반적으로 더 건강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우울 수준과 수면을 비롯한 주관적 건강 상태가 양호했다.
다만 이런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지진 않는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노인 일자리사업은 지난해 전체 노인의 약 10.5% 규모인 109만8000명에 이른다고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밝혔다. 그러나 일자리를 희망하는 노인이 236만6000명인 것을 고려한다면 다소 미미한 수치다.
고령층이 일을 원하는 이유에 있어서 ‘일하는 즐거움’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진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2년 34.7%에서 2025년 36.1%로 올랐다. 이제 중장년층 일자리는 단순한 돈벌이를 넘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정부가 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해줘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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