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현장 막아도, 놔둬도 문제”…몸집만 커진 ‘자율방범대’
보호장치 전무, 범죄 예방 ‘소극적’…민형사상 분쟁시 면책기준 모호
警 “민간인 신분… 권한 부여 한계”
전문가 “법률 지원체계 구축 시급”

지역 내 각종 범죄 현장을 가장 먼저 마주하는 자율방범대가 커져가는 법적 지위와 규모에도 불구, 범죄 상황 대응 매뉴얼과 사고 발생 시 면책 기준 등은 여전히 미비한 탓에 적극적인 범죄 예방 활동을 주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경기도, 경찰청 등에 따르면 주민 봉사 단체였던 자율방범대는 2023년 4월 ‘자율방범대법’ 시행에 발맞춰 ‘치안 협력 조직’이라는 법적 지위와 청소년 선도 및 치안 활동 의무, 정부와 지자체의 운영비 지원 근거를 부여받았다.
이후 올해 2월 같은 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자율방범대는 ▲지역 경찰서 간 연합대 구성 ▲대원 전용 복장·신분증 착용 ▲직무 교육 의무화 등 운영 체계 역시 강화됐다.
현재 경기 지역에는 725개의 자율방범대가 있으며, 약 1만7천930명의 대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지원 예산 역시 복장, 무전기 등 장비 현대화를 위해 지속 확대돼 2023년 92억여원, 2024년 100억여원, 지난해 104억여원 순으로 늘었다.
하지만 일선 자율방범대는 법 시행 이후 단순 봉사단체를 넘어 예산 지원을 받는 ‘치안 협력 조직’으로 역할과 책임은 커졌지만, 범죄에 대응하는 대원의 권한과 유사 시 보호 장치는 없다시피 해 적극적인 범죄 예방에 나서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자율방범대가 취객 시비나 청소년 비행, 폭행 등 현장을 가장 먼저 마주함에도 경찰 출동 전 어느 선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 대응 과정에서 폭행·상해 등 민형사상 분쟁에 휘말릴 경우 면책 범위 등 세부 매뉴얼이 없기 때문이다.
도내 한 자율방범대 관계자는 “순찰 중 취객의 난동이나 청소년 비행, 폭행 등 위험한 상황을 마주해도 직접 제지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시피 한 상황”이라며 “괜히 적극적으로 나섰다가 개인의 민형사상 문제로 비화할 수 있어 치안 유지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난 가능성에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자율방범대는 민간인으로 구성된 경찰 협력 조직”이라며 “그들에게 경찰 수준의 권한을 부여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자율방범대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치안 유지에 필요한 권한을 부여해 단체 효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자율방범대는 법적 위상과 치안 활동 의무를 모두 갖고 있음에도 그에 걸맞은 권한은 없어 사실상 회색지대에 있는 상황”이라며 “단체 운영 취지와 예산 지원 효용성을 모두 살리려면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표준 매뉴얼, 법률 지원 체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종민 기자 five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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