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14일 베이징서 정상회담

김원철 기자 2026. 5. 11.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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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열린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부산/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14일 오전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한다고 백악관이 10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이란·러시아 문제와 대만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만 문제에 대해 백악관은 “미국 정책에 변화가 없으며, 앞으로도 변화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애나 켈리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10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관련 사전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4∼16일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켈리 부대변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중국 현지시각) 저녁 베이징에 도착해 이튿날인 14일 환영 행사에 이어 시 주석과의 양자 회담을 한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베이징의 명소인 톈탄 공원을 둘러본 뒤 국빈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15일 중국을 떠나기 전 시 주석과 양자 티타임과 업무 오찬을 갖는다. 이번 방문 뒤 올해 후반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의 워싱턴 답방도 추진된다.

켈리 부대변인은 “이번 방문은 엄청난 상징적 의미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상징만을 위해 이동하지 않는다”며 “미국 국민은 대통령이 미국을 위해 더 좋은 합의를 끌어내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중에서 미국 노동자와 농민, 가정을 우선하면서 미국의 경제력과 국가안보를 보호하는 합의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이란과 러시아 문제가 우선 거론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이란 및 러시아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대화해왔다”며 “중국이 이들 정권에 제공하는 수익, 이중용도 물품과 부품, 무기 수출 문제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이 관련 제재 조처를 내놓은 점을 언급하며 “그 문제도 대화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이란에 대한 압박을 요구할 가능성도 시사됐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에도 중국 쪽에 이란 관련 우려를 제기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진행 중인 미-이란 협상 상황에 대해서는 “대통령보다 앞서 말하지 않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기존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사이에 대만에 관한 대화가 계속 있어왔다”면서도 “그 대화들에서 미국 정책의 변화는 없었고, 앞으로도 정책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첫해 승인한 대만 무기 판매 규모가 이전 행정부 4년 전체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이번 방문에서는 미-중 간 새로운 경제 협의 틀도 논의된다. 켈리 부대변인은 양국이 ‘미-중 무역위원회’와 ‘미-중 투자위원회’ 구상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역위원회는 비민감 품목을 중심으로 양국 정부가 무역을 관리하는 구조이며, 투자위원회는 투자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정부 간 포럼 성격이다. 켈리 부대변인은 항공우주·농업·에너지 분야의 추가 합의도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거래 규모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무역위원회가 다룰 규모에 대해 “현재로써는 최소 수백억 달러 단위”라고 설명했다. 그는 농산물 구매, 항공기 구매 등 상호 이해가 있는 분야를 중국과 논의해왔다며 “이번 방문 때든 그 직후든 농업과 항공우주가 잠재적 구매 합의의 주요 분야”라고 말했다. 기업 대표단과 관련해서는 보잉과 일부 농업 관련 기업들이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의 대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가 현재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는 관측에는 선을 그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규모 중국 투자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며 “현시점에서 그것은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 있지 않다”고 말했다. 투자위원회에 대해서도 미국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는 별개의, 개별 투자 현안을 논의하는 소통 채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희토류 문제도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된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마련된 희토류 관련 합의가 아직 유효하다며, 양국이 이 합의의 연장 여부를 논의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연장을 발표할지, 나중에 필요할 때 발표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양쪽 모두 안정성을 원하고 있으며, 이를 유지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핵 군축과 사이버, 인공지능(AI)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핵 프로그램 확대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이번 행정부 들어 중국과 이 문제에서 진전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핵군축이나 군비통제 논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공지능과 사이버 문제에 대해서는, 적어도 충돌 방지 차원의 소통 채널을 모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 문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 대통령이 한 가지 현안만 붙들고 있을 수는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왜 지금 이 여행을 가지 않겠느냐가 질문일 것”이라며, 6주 전보다 이란 상황이 덜 긴박해진 만큼 현재로써는 중국 방문을 미룰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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