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타격이었다면 침몰했다”… 나무호 선원 24명 목숨 앗아갈 뻔한 ‘지옥의 굉음’

김윤정 2026. 5. 11.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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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하던 호르무즈 해협의 바닷바람을 가른 것은 정체불명의 굉음이었다.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HMM 나무호에 떨어진 불길은 단순한 기계 결함이 아니었다.

선원 24명의 목숨을 앗아갈 뻔했던 그날의 '공습' 시나리오를 재구성했다.

사건 당일 나무호 기관실 좌현에서 들려온 굉음은 선원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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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합동 조사 결과…외판 5m·내부 7m까지 훼손
‘쿵’소리 후 폭발 목격과 일맥상통…“기뢰 가능성 낮아”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일어난 한국 선박 화재 사건은 미상 비행체의 타격에서 비롯됐다고 정부가 밝혔다. 외교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정부 합동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현장 조사단이 기록한 사진을 공개했다. 선체 하단에서 확인된 폭 5m·깊이 7m 파공. 외교부 제공.


평온하던 호르무즈 해협의 바닷바람을 가른 것은 정체불명의 굉음이었다.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HMM 나무호에 떨어진 불길은 단순한 기계 결함이 아니었다. 10일 발표된 정부 합동 조사 결과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선원 24명의 목숨을 앗아갈 뻔했던 그날의 ‘공습’ 시나리오를 재구성했다.

사건 당일 나무호 기관실 좌현에서 들려온 굉음은 선원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전정근 HMM 해상노조 위원장은 당시의 긴박함을 이렇게 전했다. “무엇인가 큰 폭발음이 들리니 다들 놀랐고 당황했다. 주변 선박에서 인지가 될 정도로 폭발음이 아주 컸고, 상당한 충격이 있었다.”

초기에는 내부 폭발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HMM 관계자는 사고 직후부터 “선박 기관실 좌현 쪽에서 ‘쿵’하는 원인 모를 폭발 소리와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는 선원들의 증언을 토대로 외부 공격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리고 정부의 돋보기는 이 추측이 ‘잔인한 사실’이었음을 증명해냈다.

외교부의 조사 결과는 구체적이었다. 범인은 하늘에서 내려온 ‘미상의 비행체 2기’였다. 이들은 마치 사냥감을 노리듯 선미 좌현 평행수 탱크 외판을 1분 간격으로 두 차례 정확히 타격했다.

공격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조사에 따르면 “좌측 선미 외판이 폭으로 5m, 선체 내부로 깊이 약 7m까지 훼손”되는 처참한 몰골이 됐다. 단단한 강철 프레임은 안쪽으로 짓눌려 굴곡됐고, 외판은 밖으로 돌출되며 꺾였다. 외교부는 “1차 타격으로 발화한 불길이 2차 타격으로 인해 급격히 확산했다”고 분석했다. 만약 공격이 여기서 멈추지 않았거나 급소인 엔진실을 정통으로 뚫었다면, 24명의 선원은 고스란히 바다 밑으로 가라앉을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정부는 CCTV 영상을 통해 비행체의 존재를 육안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범인의 ‘지문’은 찾지 못했다. 발사 주체나 정확한 기종, 크기는 식별하기 어려운 상태다. 다만 확실한 건 내부 결함이나 바다 밑 기뢰는 아니라는 점이다.

외교부는 “선박 엔진, 발전기 등 내부 기기에 특이점이 없었고, 파손 부위가 해수면보다 1∼1.5m 높았다”는 점을 들어 어뢰나 기뢰에 의한 피격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늘에서 날아온 정체불명의 비행체가 작정하고 나무호를 노렸다는 결론만 남은 셈이다.

호르무즈의 거친 파도 속에서 우리 선원들은 사투를 벌였다. 화재는 진압됐고 진실은 일부 드러났지만, 과연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 ‘유령 공습’을 감행했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는 여전히 해협 위를 떠돌고 있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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