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3% 정책 자금, 가맹점에 18% 대출 못한다
앞으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정책 자금을 싸게 빌린 뒤 그 돈을 고금리로 가맹점에 대출해 주던 관행이 금지된다. 무한리필 고기집 프랜차이즈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 등 일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이런 식의 착취적 대출을 해온 사실을 조사해 온 정부가 밝힌 대책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는 1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가맹본부의 고금리 부당 대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고금리 대출, 자영업자 발 묶는 족쇄”
공정위 조사 결과, 명륜당은 산업은행 등을 통해 830억여 원을 연 3~6%의 낮은 금리로 빌렸다. 이후 이 자금 등 899억원을 삼정엔젤네트웍스 등 대부업체 14곳에 빌려 줬다. 이 대부업체들의 대주주는 명륜당 대표 A씨였다. 이후 대부업체들은 명륜진사갈비 가맹점을 차리려는 사람들에게 인테리어 비용 충당 등의 빌미로 연 12~18% 고금리 대출을 해줬다. 점주들은 가맹본부 명륜당에 주기적으로 지불하는 고깃값 등에 대출 원리금을 얹어서 갚았고, 가맹본부가 원리금을 대부업체에 정산하는 방식을 썼다.
이런 방식의 대출액이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모두 1451억원에 달했으며, 창업한 가맹점 10곳 중 9곳이 해당 대출을 이용했다고 한다.
명륜당 측은 이 과정에서 대부업체 14곳의 총자산을 각각 100억원 미만으로 관리했다. 총자산 100억원이 넘으면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하고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아야 하지만, 100억원이 넘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허술한 지자체 관할로 남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러한 명륜당의 대출 구조가 가맹본부에는 이득이지만, 점주의 발이 묶이게 만드는 족쇄로 작용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맹본부는 가맹점에 돈을 빌려줘 프랜차이즈 사업을 쉽게 확장할 수 있고, 고깃값과 같은 필수 품목 납품에 묶어 대출 원리금을 회수받을 수 있는 만큼 대출 미상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가맹점주는 장사가 안 돼도 대출에 발이 묶여 가게를 접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명륜당의 가맹사업법 위반 사건에 대해 지난 8일 심사 보고서를 송부하고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고금리 대출하는 가맹본부, 정책 대출 제한
정부는 명륜당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프랜차이즈 가맹 본부 정책 대출 관리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해당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대상으로 직·간접적인 대출을 취급하는지 보다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 금융 기관의 신규 대출·보증 심사나 만기 연장 시점마다 본사 및 관계 회사의 가맹점 대상 대여금 보유 여부와 대출 조건, 대여금 증감 및 대여금의 신규 취급 여부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고금리 대출 등 부적절한 가맹점 대상 대출이 확인될 경우 신규 정책 대출이나 보증은 제한하고, 기존 대출 또는 보증 건은 만기 연장을 해 주지 않거나 분할 상환하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또한 창업 희망자가 사업 준비 단계부터 대출 조건을 충분히 확인한 뒤에 대출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창업 희망자가 단순히 ‘창업 지원’이나 ‘우대 대출’ 등 명칭만으로 금리 등을 오인하지 않고, 가맹본부의 대출 조건을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 외에도 금융회사가 돈을 빌린 가맹점주에게 직접 원리금 납부 여부 등을 통보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명륜당처럼 가맹본부가 점주의 대출 원리금을 대신 갚아주는 구조를 만들어 점주가 대출 현황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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