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의 ‘불나방 투자’… 주식형 ETF 200조 돌파
코스피가 7000선을 넘어서자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뭉칫돈을 쏟아붓고 있다. 시중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최근 사흘 동안 7000억원 넘게 증가하는가 하면,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액은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삼성전자, 하이닉스 이외 종목 투자자들은 대부분 소외감을 느끼는 양극화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S&P500, 나스닥100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미국에서도 극소수 빅테크 기업이 상승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취약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으로 ‘빚투’ 하는 개미들
코스피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자 ‘나만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포모(FOMO·소외 두려움)’ 심리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개인 마이너스 통장 대출 잔액은 40조5029억원으로 집계됐다. 5월 이후 은행 영업일 사흘 만에 7152억원이나 늘어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 정책으로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 마이너스 통장이 급증한 것은 증시 상승세와 무관치 않다”고 했다.
1억원 이상 거액을 베팅하는 개인 투자자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이 1억원 이상을 주문한 건수는 119만3158건으로 5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7일까지 하루 평균 대량 주문 건수는 8만3067건으로, 4월의 5만4234건보다 50% 넘게 급증했다.
◇서학개미 ‘유턴’… 주식형 ETF는 200조 돌파
서학개미(해외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도 국내로 돌아오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50억달러쯤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했는데, 이후 매달 그 규모가 줄어 지난달에는 오히려 4억6892만달러쯤 순매도했다. 서학개미가 선호하는 미국 주식 중 하나인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들이 올해 1월 5억3484만달러 순매수했는데, 지난달에는 1억4075만달러로 4분의 1 수준으로 매수 규모가 줄었다.
반면 코스피 상승세와 함께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증시에 상장된 전체 ETF 순자산은 지난달 15일 사상 처음 400조원을 돌파했고,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50조원 넘게 불어나면서 7일 456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ETF 순자산은 212조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어섰다. 2024년 말 약 40조원과 비교하면 1년 반 사이에 5배 넘게 늘었다.
◇“극소수 종목이 끌어가는 상승장은 위험”
세계 증시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미국 증시도 이란 전쟁의 장기화 변수에도 불구하고 S&P500, 나스닥100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하지만 4월 이후 알파벳, 엔비디아, 아마존, 브로드컴, 애플 등 5개 빅테크 종목이 시가총액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증시의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 사이언 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자신의 뉴스레터에 “현재 주가는 고용이나 소비자 심리 지표에 따라 오르내리는 게 아니라, 오직 인공지능(AI) 때문에 계속 오르고 있다”며 1999~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직전에 도달했을 때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영국 경제 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도 월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특정 분야에만 쏠린 상승세는 시장의 취약성을 높이고, 투자 심리가 꺾일 경우 폭락장이 펼쳐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모텔 출산 후 신생아 사망’ 20대 친모 구속
- ‘광주 세모녀 살해’ 무기수, 교도소서 사망
- 서울시, 지방선거 앞두고 불법 현수막 집중 점검
- 경남지사 선거 본격 레이스… 후보 3인 첫날 등록 완료
- 아시아나항공, 1분기 1000억대 적자… 화물 매각·환율 급등 직격탄
- “파업때 생산라인 안 멈추게”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량 조절
- ‘필리핀 마약 유통’ 박왕열, 첫 재판서 밀수 혐의 부인
- 2차 특검, ‘반란 혐의’ 곽종근 전 사령관 첫 피의자 조사
- 오세훈 “정원오, 재개발·재건축에 적대적 민주당 출신... 박원순 시즌2 회귀할 것”
- 李대통령 “농어촌 기본소득·햇빛소득 확대해 농촌 대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