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유명무실로 전락한 양산시의회 인사청문회

경남에서 처음으로 인사청문회를 도입했던 양산시의회. 하지만 8대 임기 종료를 앞두고 단 한 번의 청문회도 열지 못하는 등 사실상 유명무실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청문 대상까지 줄어들면서 제도의 실효성이 크게 후퇴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는 정무직 부시장·부지사, 지방공단 이사장, 출자·출연기관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조례로 정해 실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양산시의회는 경남에서 가장 먼저 인사청문회 조례를 제정했다. 이는 단체장의 '낙하산 인사'를 견제하고 고유 권한으로 여겨지던 인사권에 대한 의회의 감시 기능을 강화해 시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조례가 가진 한계로 인해 인사청문회는 유명무실했다. 상위법상 의무 사항이 아니다 보니, 양산시장이 인사청문을 요청해야만 청문회가 열릴 수 있는 구조가 문제였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양산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연임 당시 의회는 청문회 개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양산시의 요청이 없어 무산된 것이 대표적이었다.
더 큰 문제는 협소한 청문 대상이다. 기존 조례는 청문 대상을 양산시시설관리공단과 양산시복지재단 이사장 등 단 2명으로 한정했다. 더욱이 복지재단의 경우 이사장이 양산시장이어서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실질적으로 청문회를 열 수 있는 대상은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유일하다. 또 다른 출자·출연기관인 장학재단은 시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어 제외됐고, 출범이 예정됐던 문화재단도 포함되지 못했다. 그래서 청문 대상을 실제 기관장 역할을 하는 본부장과 대표이사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초기부터 제기됐다.
이마저도 후퇴했다. 김석규 의회운영위원장이 대표발의한 '양산시의회 인사청문회 조례' 개정안에서 복지재단 이사장을 청문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지난해 12월 '양산시 복지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개정되면서 본부장 대신 실질적 책임경영이 가능한 대표이사제를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이사장은 시장으로 하거나, 이사회의 추천에 따라 시장이 임명한다'는 항목을 '이사장은 시장으로 하고, 대표이사는 공개모집을 통해 이사장이 임명한다'고 개정했다. 민간인이 기관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사라진 것이다. 이는 인사청문회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양산시의회의 행보는 경남 내 다른 의회와는 대조적이다. 창원특례시의회는 그동안 창원시와 협약으로 인사 검증을 시행하다 2024년 조례를 제정했다. 개정 조례안은 시설공단부터 문화재단, FC 대표까지 폭넓은 대상을 명시했다. 김해시의회와 진주시의회는 이미 지난해와 올해 청문회를 개최했으며, 거제시의회는 부적격 보고서를 채택하며 견제 목소리를 냈다.
따라서 양산시의회도 조례를 개정, 대상을 확대하는 등 인사청문화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통합과 탕평 인사의 성공 여부는 시민이 납득할 만한 최소한의 도덕성과 자질을 갖춘 적합한 후보자를 선택하는 데 달려있는 만큼 제9대 시의회의 인사청문회가 제기능을 다해 시민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김갑성 편집국 양산·기장본부장 gskim@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