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수 칼럼]산업수도 울산, 거짓말에 휘둘릴 시간 없다

김두수 기자 2026. 5. 1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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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구조 전환점 ‘전략 정치’ 핵심
현실성있는 공약·실행능력 등 검증
울산 미래 결정할 냉정한 선택 필요
▲ 김두수 서울본부장

장미꽃이 만발한 '계절의 여왕' 5월. 울긋불긋 유니폼으로 무장한 6·3 지방선거 선수들의 '장밋빛 공약'이 계절과 오버랩되면서 더욱 현란하게 느껴진다. 산업수도 울산이 곧 세계 최고 도시가 될 것이란 착각마저 들게 한다. 청년은 돌아오고, 기업은 몰려오며, 경제가 살아나면서 도시 전체가 거대한 희망으로 가득 찰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에도 과연 그럴까? 시민들은 다시 체감경기를 묻게 될 것이다. 울산은 지금 단순한 경기침체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구조 자체가 거대한 전환 압박 속에 가로놓여 있다. 이 거대한 변화는 단순한 정치 구호로 해결되지 않는다. 여의도 정치권에선 '광역시도지사=사실상 작은 대통령'이란 평가도 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끝나면 정치 지형도 급변한다. 일부는 산업수도 리더의 간판으로 2030년 대선가도에서 잠룡 대열에 이름이 오르내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선수들은 어떤 태도로 그라운드를 뛰어야 할까?.

"할 수 있다"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다. 선거를 앞두고 희망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희망과 허풍은 다르다.

리더의 비전은 숫자로 증명돼야 한다. 싱가포르를 세계 최고 경쟁국가로 만든 리콴유 전 총리는 선거 때마다 감성보다 실행계획을 먼저 제시했다. 산업 전략, 항만 경쟁력, 인재 육성, 공공주택 공급까지 모두 수치와 실행 로드맵으로 설명했다. 그는 "국민은 달콤한 말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 미래를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고 했다.

연점선에서 산업수도 울산을 이끌어갈 좋은 선수는 "할 수 있다"만 외쳐선 안 된다. "어떻게 할 것인가"를 설명해야 한다. 예산은 어떤 형태로 마련할 것인가. 중앙정부와 어떻게 협상할 것인가. 기업 투자 유치는 어떤 전략으로 가능한가. 청년 일자리는 구체적으로 어떤 산업에서 만들어낼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대부분은 선거용 수사에 불과하다. 특히 울산은 감성 정치보다 전략 정치가 필요한 도시다. 대한민국 제조업의 핵심 기지다.

가장 위험한 건 '모두를 만족시키겠다'는 공허한 메아리를 내뿜는 선수다. 영국병으로 불리던 국가 침체기에 대처 전 총리는 구조개혁 과정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모든 사람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정치는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고 일갈했다. 산업과 노동, 환경과 개발, 복지와 재정건전성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행정의 본질이다.

선거철 후보들은 모든 사람의 편이 되려고 한다.

기업에도 노동에도 좋은 말만 앞세운다. 개발도 하겠다고 하고 환경도 완벽히 지키겠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 행정은 선택의 연속이다. 한정된 예산에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고, 산업 발전과 환경 문제 사이의 균형도 고민해야 한다. 좋은 지도자는 어려운 현실을 솔직하게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시민 비위를 맞추기 위해 듣기 좋은 말만 늘어놓는 선수는 오히려 위험하다. 진실은 때로 불편하다.

특히, 산업수도 울산은 지금 '인기형 시장'이 아니라 '책임형 시장'이 필요하다. 매일 쏟아내는 말과 구호가 아니라 개별 선수들의 삶과 정치행정의 궤적, 일관성, 실적을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감정이 아니라 능력을 봐야 한다. 잘못된 공약에 따른 대가는 결국 시민이 감당한다. 무능한 리더십은 도시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그 피해는 가장 약한 시민들에게 먼저 닥친다. 한 번의 선택이 도시의 4년을 바꾸고, 그 4년은 다시 울산의 10년을 결정할 수 있다. 오는 14~15일 후보등록이 끝나면 유권자들은 날카로운 질문부터 준비해야 한다.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내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깊이 준비된 선수인가를 검증해야 한다. 혹자는 '선거는 축제'라고 말한다. 틀렸다. 도시의 미래를 결정하는 냉정한 선택이다. '돈 버는 도시'를 넘어 '살고 싶은 도시'로 진화해야 한다. 표만 따라잡으려는 저급한 선수들의 거짓말에 휘둘릴 시간이 없다. 6월3일. 현명한 한 표가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의 미래를 결정한다.

김두수 서울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