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m 거리서 같은 시간 열린 두 후보 개소식…박민식·한동훈, 보수 적자 경쟁
장동혁 "분열 씨앗 뿌린 사람 안 돼"
한동훈 개소식, 친한계 의원 대신 지역 주민
한동훈 "내가 보수 분열? 동의 안 할 것"
하정후 후보도 개소식, 전재수 후보 참석

"내부 총질하는 보수, 유아독존 보수는 물러나야 한다." (박민식)
"그런 말이 내부총질, 미래 생각하는 분들과 보수 재건할 것." (한동훈)
10일 6·3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민식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도보 10분 거리(약 600m)에서 같은 시간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며 보수 적자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두 후보 모두 자신이 보수 재건의 적임자라고 강조하며 보수 결집론을 내세웠다. 다만 치열한 신경전을 반영하듯 개소식 분위기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박 후보 개소식엔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나경원·김기현·안철수 의원 등 지도부와 당권파 인사들이 총출동한 반면, 한 후보 개소식은 주민 중심 행사로 치러졌다.

당권파 집결한 박민식 개소식…장동혁 "분열 씨앗 뿌린 사람 안 돼"
이날 오후 2시 열린 박 후보 개소식 현장은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으로 채워졌다. 당 관계자들도 일제히 붉은 점퍼를 입고 세를 과시했고, 장 대표와 송 원내대표, 부산 지역 국민의힘 의원 대다수가 참석했다. 원희룡 전 장관과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도 모습을 드러냈다.
박 후보 등 참석자들은 한 후보를 향한 강한 견제구를 던졌다. 박 후보는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선거 한 달 앞두고 북구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떴다방'처럼 나타난 사람이 북구 발전을 이야기하면 믿을 수 있겠느냐"며 "경상도 말로 하면 '알로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내부 총질하는 유아독존식 보수, 그런 구태 보수는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지도부 등 당권파도 가세했다. 장 대표는 "갈등과 분열의 씨앗을 뿌린 사람이 아니라 박민식처럼 보수를 지켜온 사람이 보수 정당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하얀 옷 입고 다니는 사람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고 꼬집었다. 박 후보 측은 경찰 추산 1,000명의 지지자가 몰렸다고 밝혔다.

주민 앞세운 한동훈 개소식…"내가 보수 분열? 동의 안 할 것"
같은 시간 열린 한 후보 개소식은 180도 다른 분위기였다. 한 후보 요청대로 친한동훈계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고 대신 주민 중심 행사로 진행됐다. 최근 자신에게 찰밥 도시락을 건넨 김복악 할머니와 장애 자녀를 둔 식당 주인 등 지역 주민들을 무대에 세웠다. 주민 밀착형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다. 특히 김 할머니가 "청와대로 갈란다"고 말하자 "반드시 갈 거다. 북갑에서 (당선돼) 청와대로 가게 되면 어머니를 제일 먼저 모시겠다"고 강조했다. 행사엔 한 후보의 아내인 진은정 변호사와 명예선대위원장인 서병수 전 의원, 조갑제 대표, 정미경 전 의원 등이 함께했다.
'무소속 한동훈'이라고 적힌 흰 셔츠 차림으로 등장한 한 후보는 "늘 후순위였던 북구를 1순위로 만들고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권의 폭주도 막아내겠다"며 "공소 취소가 이뤄지면 이 대통령을 탄핵해 끌어내리겠다"고 강조했다. 또 "북구 주민들이 저를 받아준 의미를 잘 알고 있다"며 큰절을 올렸다. 그러자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박 후보와 장 대표가 자신을 보수 분열의 원인으로 지목한 데 대해선 "그런 말이야말로 내부 총질"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그 주장에 동의했다면 보수가 지금 같은 위기에 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단일화 요구에 대해서도 "정치공학적 이야기는 종속변수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서 전 의원은 "한 후보가 박 후보보다 가장 정통 보수"라고 힘을 실었다. 한 후보 측은 경찰 추산 1,000명의 인파가 몰렸다고 밝혔다.
보수 진영 내부에선 두 후보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박형준 후보는 이날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고 부산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북구갑에서부터 분열을 끝내야 한다"며 "통합의 첫걸음을 지금 시작해야 한다"고 두 후보 단일화를 촉구했다.

하정우 후보도 개소식 "정쟁 대신 성과 만드는 일에 집중하겠다"
하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도 이날 열렸다. 이 지역구에서 최근까지 내리 3선을 한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달 29일 의원직 사퇴 후 처음으로 북갑 지역구를 방문해 하 후보 지원에 나섰다.
하 후보는 인사말에서 자신을 '북구의 아들'로 소개하며 "북구의 미래를 위해 인공지능(AI) 전문성을 모두 쏟아붓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고향 북구로 돌아온 지 열흘 남짓 지났지만, 주민 여러분의 격려 덕분에 무서운 속도로 배우고 있다. 정쟁 대신 북구 주민들의 삶을 실제로 좋게 바꾸고 성과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hankookilbo.com
부산= 김준형 기자 junbro@hankookilbo.com
부산= 정내리 인턴 기자 naeri1112@naver.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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