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기사·개그우먼·전세사기 피해자… 직업군 허문 ‘이색’ 후보들

정성현 기자·연합뉴스 2026. 5. 10.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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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문가' 10대부터 70대까지 등판
생활 밀착 공약 속 전과·도덕 검증 과제
지난 16일 대구 서구 대구시선관위에서 열린 선거 장비 교육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지분류기 등의 장비를 시연해보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배달기사, 개그우먼, 전직 운동선수, 전세사기 피해자 등 다양한 직업과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정치권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 정치권 중심 선거 구도에서 벗어나 현장 경험을 앞세운 이른바 '현장형 후보'들이 존재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플랫폼 노동자 출신 후보들이 대표적이다. 충북 청주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정의당 길한샘 후보는 현직 배달라이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충북지회장인 그는 플랫폼 노동자의 안전한 노동환경과 권익 보호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택배기사 출신 후보들도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진보당 송경남 제주도의원 후보와 이복규 청주시의원 후보는 "골목 현장의 목소리를 의회로 가져가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택시기사 출신 부람준 후보와 요양보호사 출신 강순아 후보도 지방의회 진출에 도전한다.

전세사기 피해자 출신 후보도 등장했다. 인천 미추홀구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안상미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피해 상담과 구제 지원 체계 구축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화·체육계 출신 후보들도 눈길을 끈다. 경기 성남시의원 비례대표에 출마한 박민영 후보는 SBS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 출신 개그우먼이다. 그는 봉사활동 과정에서 느낀 제도적 한계를 계기로 정치 참여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경북도의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임민혁 후보는 전남 드래곤즈 등에서 활약한 프로축구 골키퍼 출신이다. 그는 스포츠 인프라 확대와 지역 체육 활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손혜원 전 국회의원. 연합뉴스

호남에서는 특전사 출신 후보도 출마했다. 전남 목포시 광역의원 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천혁진 후보는 특전사 복무와 해외 파병 경험을 바탕으로 보훈·안보 정책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전남 목포에서는 국회의원을 지낸 손혜원(71) 전 의원이 시의원 선거에 출마하며 이른바 '체급 낮추기' 도전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거물급 인사의 기초의원 도전이 지역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유권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청년·장애인 후보들의 도전도 이어진다. 전북도의원 비례대표에 출마한 윤해아 후보는 소아암 후유증으로 장애를 겪은 당사자다. 그는 '무장애 전북'과 인권 기반 행정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다.

다만 이색 경력만으로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등록 자료에 따르면 일부 후보들은 음주운전, 폭력, 사기, 공무집행방해 등 다수 전과 기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강화군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한 무소속 후보는 15건의 전과 기록을 제출했다.

특히 광역의원 선거에 나선 일부 후보들은 과거 시의원 시절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숨겼거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이미 한 차례 군수직을 상실한 이력이 있음에도 다시 출마해 도덕성 검증의 도마 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