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이제 세계가 다시 본다”…블룸버그가 본 韓증시의 놀라운 변화 [투자360]
“AI·반도체 경쟁력에 밸류업 정책 효과 더해져”
반도체 넘어 바이오·K콘텐츠 주목
“영문 공시 의무화 등 글로벌 스탠다드 맞춰야”
![빙 리(Bing Li) 블룸버그 아시아·태평양 지역총괄 [블룸버그 제공]](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1/ned/20260511111321013uapt.jpg)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했다. 지난 2월 25일 6000선을 처음 넘어선 지 약 두 달 만이다. 이튿날인 7일에는 장중 7500선까지 치솟으며 시장의 시선은 벌써 ‘팔천피’를 향하고 있다. 한국 자본시장이 전례 없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헤럴드경제는 최근 빙 리(Bing Li) 블룸버그 아태지역 회장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빙 리 회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가치 재평가(value recognition)’로 이동하고 있다”며 “한국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투자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 증시의 재평가 배경으로 빙 리 총괄은 지배구조 개혁과 산업 경쟁력의 결합을 꼽았다. 그는 “AI·반도체·첨단 제조업 분야에서의 한국의 리더십과 지배구조 개혁이 결합되면서 매우 강력한 투자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들의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다시 바라보게 만들었다.
빙 리 회장은 “밸류에이션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점은 글로벌 자본이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지배구조 프리미엄’을 한국 시장에 반영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과거 지배구조 문제가 한국 증시의 대표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다면 최근에는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움직임 자체가 ‘프리미엄’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 변화를 이끈 계기로 평가했다. 빙 리 회장은 “해외 투자자들은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같은 실제 변화를 확인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은 글로벌 투자자들과 장기적인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빙 리 회장은 한국 시장의 투자 매력이 이제 ‘반도체 하나’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는 “반도체가 여전히 한국 경제의 핵심 동력이지만 성장 스토리는 훨씬 다차원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의 ‘넥스트 챕터’로 제약·바이오와 K-콘텐츠 산업을 꼽았다. 제약·바이오 분야 대해선 한국이 이미 검증된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바이오텍 허브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빙 리 회장은 “한국이 산업 강국에서 다변화된 투자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며 “다양성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장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찾는 요소”라고 말했다.

빙 리 회장은 “한국이 ‘디스카운트’ 시장에서 ‘프리미엄’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 문화와 인프라를 세계 최고 수준에 맞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 과제로는 정보 접근성과 글로벌 기준과의 정합성을 꼽았다.
그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실제 투자 과정에서는 상당한 불편을 느껴왔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은 인정하면서도 막상 투자에 나서려면 넘어야 할 벽이 많았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등록제도(IRC)와 제한적인 외환시장 거래시간, 부족한 영문 공시 등이 대표적인 제도적 장벽이었다.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는 충분했지만 정보 접근성과 거래 편의성 측면에서 부담이 컸던 셈이다.
빙 리 회장이 특히 강조한 점은 영문 공시 의무화다. 그는 “런던이나 뉴욕의 기관투자자가 정보 시차 없이 한국 기업을 분석할 수 있게 되면, 투자의 가장 큰 장벽 하나가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변화로는 전자 거래를 꼽았다. 효율적인 전자거래 플랫폼 구축이 시장 투명성과 거래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참여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환시장과 결제 시스템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거래·결제 환경이 글로벌 기준에 가까워질수록 단기 자금보다 안정적인 장기 해외 자본 유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빙 리 회장은 “시장이 더 투명해지고 접근하기 쉬워질수록, 밸류에이션 격차는 자연스럽게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국채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그는 블룸버그와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의 공동 연구를 언급하며 “한국 국채 시장은 그동안 글로벌 자금 활용 측면에서 잠재력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며 “시장 구조와 제도가 국제 기준에 맞춰 개선될 경우 해외 투자 수요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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