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회고록’ 전집 190만 원 거래

광주일보 2026. 5. 10.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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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5·18 왜곡도서’ 버젓이 판매
전국 169개 학교 도서관에도 ‘왜곡 도서’ 331권 여전히 비치
10일 알라딘에서 활동하는 한 중고 도서 판매업자가 출판·배포 금지 처분을 받은 2017년 개정 이전판 ‘전두환 회고록’ 1권을 포함한 3권을 판매하고 있다. <알라딘 홈페이지 캡쳐>

‘전두환 회고록’ 등 법원으로부터 출판·배포 금지 처분을 받은 5·18민주화운동 왜곡 도서들이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왜곡 도서는 ‘프리미엄’을 붙여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전국 학교도서관도 왜곡 도서 수백 권을 보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일보가 10일 현재 문화콘텐츠 및 개인 중고 도서 거래 플랫폼인 알라딘·예스24·중고나라·번개장터 등 4개 사이트를 분석한 결과, 5·18 왜곡 도서로 출판·배포 금지된 도서를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20건 올라와 있었다.

각 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5·18 왜곡 도서는 4권으로, 전두환씨의 ‘전두환 회고록’(2017) 중 1편 혼돈의 시대, 지만원씨의 ‘5·18영상고발’(2016)·‘북조선 5·18아리랑 무등산의 진달래 475송이’(2020)·‘5·18작전 북이 수행한 결정적 증거 42개’(2023) 등이었다. 모두 5·18을 왜곡하는 내용 때문에 법원으로부터 출판·배포 금지 처분을 받은 도서다.

알라딘에서는 온라인중고 탭에서 1편 속지에 전씨의 친필 서명이 담긴 초판 ‘전두환 회고록’ 전집이 190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같은 사이트에서 전두환 회고록 ‘무삭제판’도 15만~4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었다.

번개장터에서는 9만 5000원에 올라온 초판 회고록 게시글에 ‘찜’ 50개와 문의 댓글 49개가 달리기도 했다.

전두환 회고록은 ‘5·18은 폭동’, ‘헬기 사격은 없었다’, ‘자신(전씨)은 광주사태 치유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 등 주장이 담긴 책이다. 총 3권으로 구성됐으며, 이 중 1권 ‘혼돈의 시대’는 지난 2017년 8월 4일부터 판매·배포 금지 가처분이 내려진 데 이어 지난 2월 5·18유공자들이 낸 손해배상소송을 통해 대법원에서 출판금지 청구가 확정됐다.

전씨 측은 2018년 법원의 삭제 명령을 받은 부분만 검게 칠해 회고록을 재출간했으나, 광주지법은 해당 도서에도 판매금치 처분을 내렸다.

또 다른 왜곡 도서인 지만원씨의 ‘북조선 5·18아리랑 무등산의 진달래 475송이’ 역시 정가 2만원보다 3배 이상 높은 6만47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중고거래가 아닌 ‘새 책’ 형태로 판매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쿠팡에는 한 판매업자가 지난해 8월 법원으로부터 추가 출판·배포 금지 처분을 받은 ‘5·18작전 북이 수행한 결정적 증거 42개’와 ‘전두환 리더십’을 묶어 3만 6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해당 상품평에는 “왜곡된 진실과 잘못된 역사를 일깨워 주는 책” 등의 내용이 게시되는 등 5·18 왜곡에 동조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5월 왜곡도서의 유통에는 현행 제도상 한계가 작용하고 있다. 법원의 결정은 통상 출판사와 저자를 대상으로 효력을 가지며, 이미 시중에 유통된 책을 개인이 중고 형태로 판매하는 행위까지 제한하는 규정은 없는 실정이다.

전국 학교도서관에도 5·18 왜곡 도서가 여전히 다수 비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5·18기념재단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공동 운영하는 학교도서관 정보관리시스템 ‘독서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전국 169개 학교도서관에서 5·18 역사왜곡 도서 331권이 소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경기 130권, 서울 66권, 부산 39권 순이었으며 광주에서도 송정중 1곳에 ‘노태우 회고록’ 1권이 남아 있었다.

도서별로는 김대령씨의 ‘역사로서의 5·18’이 110권으로 가장 많았고, 지만원씨가 쓴 ‘12·12와 5·18’, 리박스쿨 협력단체인 대한민국교원조합의 ‘대한민국 사회 교과서’, ‘노태우 회고록 上’ 등이 뒤를 이었다.

최경훈 5·18기념재단 조사팀장은 “현행법상 개인 간 중고거래 자체를 직접 규제하거나 즉각 차단할 수 있는 근거는 사실상 부족한 상황이다”며 “온라인 거래플랫폼과 학교도서관 모두 단순 보관·중개를 넘어 역사 왜곡 콘텐츠 유통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하성민 기자 hs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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