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 맞선 여성 농부, 한강과 나란히 베니스 비엔날레로
[앵커]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 축제, '베니스 비엔날레'의 막이 오른 가운데 12.3 비상계엄 이후 상경한 트랙터들에게 남태령 길이 열리게 도와줬던 청년 농부가 한강 작가와 나란히 초대를 받았습니다.
강나현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김후주/청년 농부 : 얼떨떨했었죠. 그래서 뭐지? 왜 나를 섭외하신 거지?]
충남에서 배농사를 짓는 청년 농부 김후주 씨는 대학 시절, 여행 도중 하루 스친 베니스를 16년 만에 다시 향하게 됐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 미술전,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관 전시에 초청받은 겁니다.
예술인이 아닌 이를 초청한 건 드문 데다 농부를 초대한 건 한국관 역사상 처음입니다.
이 신선한 발걸음은 2024년 12월, 계엄 사태 직후 동짓날 시작됐습니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향하던 농민들 트랙터가 경찰에 막히자 김씨는 소셜미디어로 실시간 상황을 나눠 1만명 넘는 시민을 모았고 결국 28시간 만에 길을 열어 낸 '남태령 투쟁'을 일궈냈습니다.
그 뒤 '해방공간'을 주제로 전시를 준비하던 감독에게 참여 제안을 받았습니다.
[김후주/청년 농부 : 이번 계엄, 탄핵 광장도 '해방공간'의 일종 아니었을까.]
베니스에선 발언과 책 외에 직접 흙으로 빚은 '씨앗'을 전시하고 나눕니다.
다양한 모양으로 어우러진 씨앗은 주권을 지키려는 단단한 다짐이자 평화가 위기에 처한 시대에 남태령이 보여준 또 다른 '가능성'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김후주/청년 농부 : 평등함, 다양성과 사람들을 품어주는, 서로 지키려고 하는 마음이 남태령에서 빛났었고 (경직된 사회의) 많은 문제가 일어나는 부분에서 좋은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전시엔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도 초대받았습니다.
흰 눈 위, 슬픔과 트라우마를 새긴 채 앙상하게 말라버린 검은 나무들.
'제주 4.3 사건'을 다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첫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설치 작품을 전시합니다.
[화면제공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감동환 작가·김후주]
[영상취재 김미란 영상편집 이휘수 영상자막 이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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