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 범여권-범보수 시장후보 단일화 지연배경과 향후 과제

6·3 지방선거 후보등록(14~15일)을 불과 닷새 앞둔 10일 울산시장 선거판이 범여권과 범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 문제를 둘러싸고 중대 분수령에 진입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결국 단일화는 명분보다 결단의 문제"라며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당시의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사례까지 다시 소환하고 있다. 인구 100만이 넘는 광역 시도지사 선거판에서의 후보단일화 전략은 사실상 대선 축소판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벤치마킹하라
울산 정치권 일각에선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사례를 다시 언급하고 있다.
당시 단일화는 보수진영의 강력한 대세론 속에서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이라는 서로 다른 정치세력이 연합한 상징적 사건이었다.
특히 노무현 후보가 단일화 방식과 절차 문제에서 상당 부분 양보하며 "정권교체보다 더 큰 가치"를 내세운 정치적 결단은 지금도 대표적 단일화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단순한 기술적 연대가 아니라 대의를 앞세운 정치적 승부수였다"며 "현재 울산 단일화 논의도 누가 조금 더 유리하냐의 계산만 반복하면 결국 시민 감동을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울산 정치권은 지나치게 실무적 계산과 유불리에만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며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소인배식 힘겨루기가 아니라 울산 미래를 위한 큰 정치"라고 지적했다.
◇울산시장 선거 진영별 단일화 실상
울산시장 선거의 단일화 문제는 단순한 후보 조정 차원을 넘어 정치력과 리더십, 결단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범여권과 범보수 양 진영 모두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최종적으로는 누가 더 큰 그림과 정치적 결단을 보여주느냐가 승부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범여권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시당위원장, 조국혁신당 황명필(시장후보 겸직) 시당위원장, 진보당 방석수 시당위원장 등이 실제 협상에 들어가면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단순히 후보 한 명을 정리하는 문제가 아니라 향후 지방정치 재편과 진보진영의 생존 전략까지 연결되는 문제라는 것이다.
범여권 관계자는 "큰 틀의 단일화 자체는 부정하기 어렵지만, 누가 주도권을 갖고 어떤 방식으로 연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매우 크다"며 "단순 여론조사만으로 정리하기 어려운 정치적 이해관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 측과 무소속 박맹우 후보 측은 현재 실무라인 협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세부 방식에서는 첨예한 시각차를 노출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방송 토론과 여론조사 방식이다.
박맹우 후보 측에 따르면 공개 토론회를 통해 정책 검증과 본선 경쟁력을 확인한 뒤 여론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두겸 후보 측은 시간 부족과 공직선거법 등의 혼선을 이유로 신속하고 단순한 방식의 단일화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결국 양 진영 모두 단일화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도 실제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의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런 상황이 자칫 '힘겨루기식 단일화'로 변질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우세하다고 판단하는 후보 측이 여론 흐름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다른 후보를 압박하는 형태로 흐를 경우, 단일화 자체가 감정 대립과 불신 구조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보수 유력 인사들은 "단일화가 아니라 사실상 항복 요구처럼 비쳐선 안 된다"며 "과정의 공정성과 상호 존중이 담보되지 않으면 단일화 이후에도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치적 유불리만 따지는 협상은 결국 막판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상대 진영을 존중하는 정치적 결단이 동반될 경우 극적 단일화 가능성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