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국 카르텔로 점철된 도로공사

중부일보 2026. 5. 1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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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휴게소를 이용하는 국민들이라면 비싼 음식값과 만족스럽지 못한 품질에 늘 불만을 가져왔다. 그런데 그 이면에 한국도로공사 퇴직자 모임인 '도성회'를 중심으로 한 견고한 이권 카르텔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사실이 국토교통부 감사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공공기관 퇴직자들이 자회사를 앞세워 국민의 혈세나 다름없는 휴게소 수익을 수십 년간 사적으로 유치하고 심지어 탈세까지 저질렀다는 점은 충격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감사 결과는 도성회가 비영리법인임에도 불구하고 자회사 H&DE를 통해 휴게소 운영 사업에 참여한 뒤 매년 거액의 배당금을 받아 회원들에게 생일 축하금 등의 명목으로 분배했고 오랜 기간 배당을 받아 그중 절반 가까운 금액을 퇴직자들의 호주머니로 채워 넣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얘기는 이익 분배가 엄격히 금지된 비영리법인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고유목적사업으로 위장해 법인세를 피한 탈세 행위까지 확인됐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해야 할 전직 공직자들이 조직적으로 법망을 피해 사익을 추구한 셈이다. 더 심각한 것은 한국도로공사 현직들과의 유착 의혹이다. 감사 결과 도로공사는 노후 휴게소 리모델링 사업 과정에서 도성회 관련 기업에 주유소 운영권을 수의계약으로 넘겨줬으며 이 과정에서 입찰 관련 정보가 유출된 정황까지 포착됐다. 도성회의 사무총장이 자회사의 이사를 겸직하며 셀프 배당을 결정하는 구조 속에서 도로공사 선후배 간의 밀어주고 끌어주기식 특혜가 일상화됐음을 짐작케 한다.

고속도로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용객 편의를 증진해야 할 도로공사가 오히려 퇴직자들의 노후 보장 기지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비싼 물가와 낮은 서비스 품질은 고질적인 문제였다. 대통령이 직접 "임대료와 수수료로 절반이 떼인다"고 지적할 만큼 구조적 모순이 심각했다. 결국 국민이 지불하는 비싼 음식값의 상당 부분이 퇴직자 단체의 쌈짓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사실은 이러한 카르텔이 국민의 후생을 직접적으로 침해하고 있었음을 증명한다.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경쟁을 차단하고 기득권을 유지하는 행태는 공정한 시장 경제를 저해하는 악순환의 고리다.

정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도성회의 휴게소 운영 참여를 제한하고, 입찰 정보 유출 등 범죄 혐의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 단순히 몇 명의 실무자를 징계하는 수준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수십 년간 고착화된 이권 카르텔을 완전히 해체하기 위해서 휴게소 입찰 및 운영 구조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투명한 경쟁 입찰 시스템을 구축하고 부당한 수수료 체계를 바로잡아 그 혜택이 이용객들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언급했듯 이번 조치는 휴게소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기 위한 첫걸음이 돼야 한다. 공적 자산이 특정 소수의 사익 추구 수단으로 악용되는 일이 없도록 엄중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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