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상정 불발… 39년만에 개헌시도 무산

김우성 2026. 5. 1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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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6·3 국민투표 절차 중단
정략·억지 주장, 국힘에 유감 표명”
민주 “내란방조·민생 인질 폭거”

우원식 국회의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5월 임시국회 제2차 본회의 산회를 선포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대한민국헌법 개정안과 다른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우 의장은 이날 대한민국헌법 개정안 등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 2026.5.8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6당이 6·3 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39년 만에 추진한 헌법 개정이 지난 8일 무산됐다. 국민의힘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본회의에서 개헌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예고, 개헌안 재상정이 불발되면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본회의가 개의된 직후 개헌안 재상정 방침을 철회했다. 그는 “어떻게든 개헌을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오늘 다시 본회의를 열었는데 필리버스터로 응답하는 것을 보니 더 이상 의사진행이 소용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의장은 헌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겠다”며 “오는 6월3일 국민투표 시행을 위한 절차는 오늘로써 중단됐다”고 선언했다.

국회는 하루 전날 본회의에서 개헌안 표결을 시도했지만, 국민의힘의 불참으로 투표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다. 우 의장과 민주당은 이튿날인 이날 재상정 방침을 밝혔으나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겠다고 맞섰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개헌안은 다시 투표불성립으로 끝날 수순이었다.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이 투표에 참여하고 찬성표를 던져야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 2’(191명)를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 의장은 “여야 간 얼마든지 합의 가능한, 내용의 반대가 전혀 없는 개헌안을 놓고도 개헌의 문을 열지 못했다”며 “정략과 억지 주장을 끌어들여 개헌을 무산시킨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국민의힘에 책임을 돌렸다.

또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방조 선언이자 민생을 인질 삼은 폭거”라고 비판하며, 필리버스터 저지를 위한 국회법 개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개헌안은 ‘부마 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내용이 담겼다. 계엄에 관한 국회 통제권을 강화하고, 국가 균형발전에 관한 의무를 명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1987년 만들어진 헌법을 시대변화에 맞춰 바꾸려는 논의가 계속됐으나 정치·정파적 이슈 등으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이번에도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 결실을 맺지 못했다.

/김우성 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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