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특집]올여름 괴물폭우에 속수무책 당하나

임지섭 기자 2026. 5. 1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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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극한호우 그후 1년
① 광주·전남 현주소
작년 역대급 폭우에 곳곳 생채기
각 지자체 수천억 예산 확보 불구
침수 예방 사업 대부분 설계 단계
장마 전 체감 안전 ‘제자리’ 우려
/AI 생성 이미지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면서 집중호우는 더 이상 예외적 재난이 아닌 반복 가능한 위협이 되고 있다. 지난해 7월 광주·전남에 쏟아진 기록적 폭우는 지역 사회 전반의 취약한 재난 대응 현실을 드러냄과 동시에 기존 대응 체계만으로는 앞으로의 극한호우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잔인한 경고를 남겼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도 각 지자체의 수해예방 사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거나 행정 절차 단계에 머물러 있다. 남도일보는 이번 연속기획을 통해 수해 이후 1년 동안 달라진 현장을 점검하고, 재난 대응의 한계와 과제를 차례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10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각 지자체는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해 침수 예방 시설 확충과 인명피해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광주시는 또 지역 내 상습 침수구역 20곳을 대상으로 하수도 정비와 우수관로 개선, 하상도로 자동차단시설 설치 등을 추진하며 여름철 침수 대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하상도로 자동차단시설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말까지 서구 유촌동 일원 등 하상도로 3곳에 자동차단시설 설치를 마치면 광주지역 하상도로 16곳 중 13곳에 자동 통제 시스템이 갖춰진다. 집중호우로 하천 수위가 급격히 오를 경우 차량 진입을 실시간으로 막아 저지대 고립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전남은 올해 재해위험지역 정비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다. 관련 사업비는 지난해보다 1천억 원가량 늘어난 2천916억 원이다. 풍수해 생활권 19곳,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48곳 등 모두 119곳이 정비 대상이다. 1998년 사업 도입 이래 역대 최다 규모다.

아울러 나주·담양 등 도내 상습 침수지역 7곳은 정부의 '하수도 정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총사업비 2천67억 원 규모의 도시침수 대응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문제는 현장의 속도다. 대규모 예산을 확보해 사업 계획도 세워졌지만, 실제 침수 피해를 줄일 핵심 공사 상당수는 장마 전 완료를 기대하기 어려운 단계에 머물러 있어서다.

광주의 경우 침수예방사업 20곳 가운데 장마철 전 정비가 마무리되는 곳은 빗물받이 정비나 안내표지판 설치 등 일부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역대급 침수 피해를 겪었던 북구 신안·중흥·두암동 일대는 올해 하반기에나 사업 설계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사업 상당수 역시 설계중이거나 대책 수립 중에 머물러 내년 이후까지 일정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남 역시 하수도 정비와 빗물저류시설, 빗물펌프장 설치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단계별 공사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 장마 전 체감할 수준의 침수 대응력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설 정비가 늦어지면서 올해 수해 대응은 상당 부분 현장 예찰과 대피 체계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각 지자체는 주민대피지원단 운영과 재난 취약계층 대피 지원 체계 강화에도 나서고 있지만, 구조적 정비가 늦어진 상황에서 인력 중심 대응만으로 반복되는 침수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광주 북구 한 주민은 "올해도 결국 주민들이 알아서 침수 피해를 견뎌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드러냈다.

지난해 7월 광주·전남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도심 하상도로가 물에 잠기고 산사태로 가옥이 매몰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기후위기로 집중호우의 강도와 빈도가 커지면서 인명피해 우려지역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각 지자체는 대규모 기반시설 정비에는 설계와 인허가, 공사 발주 등 장기간의 절차가 불가피한 만큼, 시설 정비가 완료될 때까지 현장 대응 체계를 강화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시설 정비가 마무리될 때까지 현장 예찰 활동 등을 극대화해 인명 피해를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