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양도세 중과에 ‘매물 가뭄’?…7월 세제개편안이 분수령

4년 만에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제도가 재개된 가운데 시장에는 앞으로 ‘매물 가뭄’이 시작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는 매물을 내놓도록 유도할 각종 방책을 예고하면서 시장 불안을 불식시키려 애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7월 세제개편안에 따라 주택 시장의 향배가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10일 시작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를 앞두고 ‘매물 가뭄’ 우려가 제기된 건, 지난 1월23일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한 직후부터였다. 당시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약간의 매물 증가가 나타날 순 있어도, 결국에 상당수 다주택자가 ‘버티기’나 증여를 선택할 것으로 내다봤던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 릴레이’는 예상 밖의 물량을 시장으로 끌어냈다. 다주택자들의 ‘절세 매물’이 대거 풀리면서 3월 중순에는 서울 아파트 매물이 8만건을 웃돌았고, 이런 매물 흐름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와 강남3구 아파트값 하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정부는 중과 재개를 앞두고 매도 의사가 있는 다주택자의 매물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각종 보완책도 마련했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 재개 방침을 불과 100여일 전에 밝혀, 매물을 처분할 시간이 촉박하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는 지난 9일까지 양도 절차가 완료돼야 중과 적용을 피할 수 있지만, 정부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한 뒤 정해진 기한 내에 양도 절차를 완료하면 중과를 피하도록 추가 유예 기간을 뒀다. 아울러 중과 유예 마지막 날이었던 9일은 토요일로 관공서가 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서울과 경기 일부 자치구에서는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받아주는 등 행정적 편의까지 제공했다.
실제로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거래는 막판까지 이어졌다.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7일까지 접수된 서울지역 토지거래허가 건수는 3만3806건에 이른다. 1월 7171건이었던 서울 토지거래허가 건수는 1월23일 이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알린 뒤 2월에는 5174건으로 줄었다가 3월 8673건, 4월 1만208건으로 증가했다. 5월에는 4일과 6일에 하루 신청 건수가 각 912건, 926건으로 1천건에 육박하며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막판 거래’가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아파트뿐 아니라 정비사업단지 내 단독·빌라 등 허가 대상이 모두 포함된 수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다주택자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이 3주택자 이상에는 최대 82.5%까지 높아진 만큼 다주택자는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일 가능성이 크고 앞으로 ‘매물 가뭄’이 시작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익명의 부동산 전문가는 “그동안의 매물 증가세는 사실상 미래의 매물 물량을 끌어다 쓴 것이나 다름없다”며 “매물을 유도하기 위한 각종 정부 정책이 거론되고 있지만 시장의 내성이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에 매물 출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정부의 7월 세법개정안에 시장의 향배가 달려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가 시장에 매물 공급 신호를 얼마나 강하고 지속적으로 주느냐에 따라 고령 1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 등의 매물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갑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중과 재개 이후 다주택자 물량이 사라지는 만큼 매물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정부가 7월 세법개정안에서 매물 출하를 유도하기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매물 절벽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매물 잠김에 따른 집값 급등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실거주를 위한 주택 거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매물 출하를 유도할 추가 대책을 구상하고 있다. 조정대상지역 내 매입 임대아파트 사업자에게 주어지던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매물을 끌어내는 방안이 주로 거론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서울 내 매입 임대주택 중 아파트는 4만3682채에 이른다. 아울러 비거주 1주택자에 한한 ‘세 낀 거래’ 허용, 비거주 고가 1주택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 등의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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