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석포에 울린 ‘홀로아리랑’…故 이덕영 선장 정신 기렸다

박재형 기자 2026. 5. 1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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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대표 노래 탄생지서 음악회·사진전 열려
발해1300호 항해 재조명…섬·바다 문화유산 가치 공유
▲ 울릉도아리랑보존회 황효숙 명창, 가수 김정욱, 바이올리니스트 우정숙, 포항흥해농요보존회가 함께 무대에 올라 국악과 아리랑 선율이 어우러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홀로아리랑'의 작사 발원지로 알려진 울릉도 북면 석포마을에서 고(故) 이덕영 선장을 기리는 특별한 음악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사)이덕영기념사업회는 지난 9일 오후 울릉군 북면 석포길 소재 이덕준 가옥에서 '발해1300호 이덕영 홀로아리랑 음악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KBS포항울릉중계소가 주관하고 경북문화관광공사, KIOST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알배기협동조합, 석포마을회 등이 후원했다.

이번 음악회는 '2026 대한민국 섬 방문의 해'를 맞아 독도를 대표하는 노래인 '홀로아리랑'의 의미를 되새기고, 울릉 출신 이덕영 선장의 도전 정신과 섬·바다 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덕영 선장은 1997년 발해 건국 1300주년을 맞아 발해와 일본을 잇는 동해 해상항로 복원 탐사에 나섰던 '발해1300호'의 선장이다. 그는 장철수 탐사대장 등과 함께 길이 15m 규모의 뗏목 '발해1300호'를 직접 제작해 기계 동력 없이 바람과 해류만으로 동해를 건너는 항해를 시도했다.

탐사대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출항해 울릉도와 울진 외해를 지나 일본 오키섬 연안까지 도달했으나, 1998년 1월 거센 풍랑 속 구조 과정에서 뗏목이 전복되며 대원 4명 전원이 안타깝게 숨졌다. 이들의 항해는 발해의 동해 해상활동과 울릉·독도 해역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한 상징적 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이덕영 선장은 1988년 울릉 주민들과 함께 창립한 '푸른독도가꾸기모임' 초대회장을 맡아 독도 나무심기 운동을 이끌었으며, 울릉 토종 야생화 보존과 생태 보호 활동에도 앞장섰다. 같은 해 장철수 대장과 함께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72시간 뗏목 탐사를 추진하며 독도가 울릉 주민들의 생활권이었다는 점을 몸소 알리기도 했다.

특히 가수 한돌이 독도 나무심기 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울릉도를 찾았을 당시, 석포에 위치한 이덕영 선장 자택에 머물며 '저 멀리 동해바다 외로운 섬'이라는 '홀로아리랑'의 첫 가사를 떠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덕준 가옥은 죽도와 맑은 날 독도를 조망할 수 있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 이덕영 기념사업회 배석오 회장이 이덕영 선장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행사는 발해1300호 활동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개회사와 감사패 수여, 토크콘서트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울릉도아리랑보존회 황효숙 명창, 가수 김정욱, 바이올리니스트 우정숙, 포항흥해농요보존회 등이 무대에 올라 국악과 아리랑 선율이 어우러진 공연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행사장에는 '발해1300호 이덕영 사진전'도 함께 마련돼 생전 활동 모습과 탐사 기록 등이 전시됐으며,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울릉지부는 '석포 개척주민의 밥상'을 주제로 전통 음식 시식회를 열어 울릉 고유의 식문화를 소개했다.

행사 관계자는 "홀로아리랑이 태어난 석포에서 이덕영 선장의 삶과 울릉·독도의 역사적 의미를 함께 기억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섬과 바다가 지닌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