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없는 백령면 주민, 반려동물 아프면 ‘생고생’

유지인 기자 2026. 5. 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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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진료 어려워 배 타고 나가야 일부는 육지 숙소 잡고 병원 방문
옹진군이 인천시수의사회와 같이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하고 있다. <옹진군 제공>
"개와 함께 육지로 나가는 것만 4~5시간이 걸려요. 동물병원이 근처에 없으니 키울 엄두가 안 납니다."

장시간 이동이 부담스럽고 반려동물 진료를 받는 데 불편하다는 옹진군 백령면 주민 이모(63) 씨의 토로다.

10일 군에 따르면 1995년 백령면 진촌리에 개업한 유일한 동물병원이 2024년 11월 문을 닫았다. 30년 동안 운영해 온 동물병원이 폐업하면서 군은 수의사가 상주하지 않는 '무수의촌'이 됐다.

이 병원 수의사는 그동안 백령도에서 도축장과 군 부대의 공중·식품 위생 업무를 맡으며 반려동물도 진료해 왔다.

백령면에 등록된 동물은 2024년 12월 기준 누적 115마리다. 군에 등록된 전체 605마리 중 19%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군은 공수의사와 가축방역관 등 5명이 20여개의 섬을 돌며 가축 방역관리 업무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폐업 후 상시 진료가 어려워져 주민들은 배를 타고 육지로 가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별도로 반려동물실이 없는 일부 여객선에서는 케이지 안에 넣어 화물칸에 태워야 하는 불편도 감내하고 있다. 다른 승객들이 소음과 냄새로 인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모(76) 씨는 "가족처럼 지내온 고양이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지난해 겨울 세상을 떠났다"며 "배에서 육지 병원까지 가는 동안에도 동물 싣는 칸에 혼자인 고양이가 잘못될까봐 좌불안석이었다"고 전했다.

연안부두 인근에 있는 한 동물병원 원장은 "육지에 숙소를 잡고 진료 받으러 오는 옹진군 주민도 있다"며 "문제를 개선하려면 지역 반려동물 수를 정밀 조사하고, 퇴직한 수의사를 공수의로 지정해 수를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군은 아직 뚜렷한 대안이 없다. 동물병원 개설은 민간 영역이라 강요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요청 시 공수의사를 출장 보내고 있다"며 "백령면에는 공수의사 1명을 20일 이상 상주하게 둔다"고 말했다.

유지인 기자 ji36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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