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무너진 한화, 선발 지키는 연봉 1억5000만원짜리 ‘아쿼 효자’ 왕옌청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지 않나.”
김경문 한화 감독은 10일 대전 LG전을 앞두고 올해 아시아쿼터로 뽑은 왕옌청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시즌 33승을 합작한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가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며 새로 영입한 오웬 화이트, 윌켈 에르난데스가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했고, 토종 에이스인 문동주도 어깨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선발 로테이션 운영 자체가 어려워진 팀 상황에서 히어로가 등장했다.
베테랑 선발 류현진과 올 시즌부터 새로 도입된 아시아쿼터 제도로 뽑은 왕옌청이 버텨주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왕옌청의 활약이 특별히 반갑다. 한국 돈으로 연봉 1억5000만원(10만달러)도 안되는 선수가 에이스급 투구로 한화 마운드를 지탱했다.
왕옌청은 지난 9일 대전 LG전 선발 등판에서 6.1이닝 동안 7피안타 3볼넷 4탈삼진 3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개막 후 2연승 뒤 5경기에서 승리없이 2패만 안았던 왕옌청은 이날 시즌 세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시즌 3승(2패) 사냥에 성공했다. 왕옌청은 그사이에도 매 경기 꾸준히 5이닝 이상씩을 던졌고, 3자책점 이상 경기는 한 번뿐이다.
이날은 부상에서 돌아온 LG 외인 에이스 요니 치리노스와 맞대결에서 초반 밀리지 않으면서 팀의 11-3 승리를 이끌었다.
2001년생 왕옌청은 대만 국가대표 출신의 좌완 투수로 최고 시속 154㎞ 강속구와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한다. 왕옌청은 지난 2019년부터 라쿠텐과 국제 육성 계약을 맺고 지난 시즌까지 NPB 이스턴리그에서 활약했다. 지난 시즌에는 22경기에 등판해 116이닝을 소화하며 다승 이스턴리그 2위(10승5패), 평균자책 3위(3.26)를 기록한 뒤 한국 도전을 택했다. 지금까지만 보면 LG 라클란 웰스와 함께 아시아쿼터 도입 첫 시즌 최고의 성공사례로 꼽힐 만한 활약이다.
“버티면 또 때가 온다”며 팀이 힘든 상황에서 버티기 동력이 된 왕옌청의 활약을 반긴 김 감독은 “선수들이 잘하고 있으니 우리도 언제든 연습 타이밍이 올 것이다. (외인)투수들이 돌아오면 자연스럽게 어우려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전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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